무디스의 한국 저평가..은행권, 외화차입 힘들어진다

2009. 2. 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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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무디스의 국내은행에 대한 장기외화부채 신용등급 하향 재조정에 금융당국은 예견된 일이라며 시장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금융기관들의 속내는 그렇지 않다. 시장이 호전될 시기에 맞춰 독자 차입을 추진하고 있는 은행들로서는 등급하향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금융위원회 측은 무디스가 국내 은행 외화부채 신용등급을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수준(A2)으로 하향 조정하자 시장의 파급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빠르게 해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미 무디스가 지난달 15일 국내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재조정 검토 계획을 발표했으며 시장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번 등급 조정이 국내은행의 펀더멘탈에 대한 것이 아니라 무디스의 독자적 평가법 수정에 따라 이뤄진 것이며, 국가의 보증을 받는 은행의 신용등급이 국가 신용등급보다 높았던 것은 당연히 고쳐져야할 부분이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하지만 시중은행 담당자들은 정부보다 은행의 신용등급이 높은 32개국 중 몽골 다음으로 은행 신용등급이 일괄 하향조정된 것은 부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화스와프 체결과 충분한 외화보유고를 갖고 있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무디스가 올리는 게 이치상 맞는 게 아니냐"며 "왜 한국이 몽골 다음 순서로 조정돼야하며 조정대상 국가들이 어디인지 밝히지 않는 이번 조치는 무디스가 한국을 여전히 신흥시장으로 저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외화 장기차입 고심 중=무디스의 하향조정이 독자적인 장기 외화차입을 준비하고 있는 개별은행들에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시중은행들의 독자적 외화차입은 불가능한 상태"라며 "정부 보증이 없으면 외화차입이 안되기 때문에 무디스의 평가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화채권의 금리가 시장상황에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데 비해 신용평가사들의 등급은 상대적으로 상당히 비탄력적이라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시장상황이 개선됐을 시 독자 차입을 준비하는 은행들로선 이번 등급하향이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앞서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정부 보증 없이 20억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을 각각 리보+6.25%, 리보+6.15% 금리로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에 일부 대형 시중은행들도 이에 시장상황에 따라 무보증 외화표시 채권 발행을 준비 중에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일반은행이 정부지급보증없이 최대한 노력할 경우 국책은행보다 100bp정도 금리를 더 줘야 하지만 장기 외화차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에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떨어진 만큼 추가 금리 부담은 더 켜졌지만 장기외화 차입을 늘리기 위해 금년 해외IR 등 각종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boh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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