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쪼달려"..전세금·車 담보 '생계형 대출' 급증

이현정 2012. 4. 1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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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억제로 대출 어려워진데다 서민가계 악화 영향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10일자 22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자영업자 김모(58) 씨는 올 봄 큰 아들의 결혼자금이 부족해 한 시중은행에 신용대출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편도 아닌데 신용대출 길이 막히자 김씨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러던 차에 해당 은행 직원은 전세금을 담보로 생활비를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 있다면서 소개해줬다. 김씨는 당장 급전이 필요했던데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보다 금리가 낮다는 사실을 듣고 곧바로 대출을 신청했지만 `이렇게까지 돈을 빌려야 하나`라는 생각에 이내 씁쓸해졌다. 

전세금이나 자동차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이른바 `생계형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작년 하반기부터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이 어려워진데다 최근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악화되면서 생활비 등을 충당하기 위한 급전대출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전세금담보대출 잔액은 8413억원으로 1년전 같은기간(5472억원)에 비해 2940억원, 53%나 급증했다. 하나은행의 `우량주택 전세론` 잔액은 지난해 3월말 2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 3월말엔 3723억원으로 1년새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2008년 9월 대출상품을 출시할 당시만 해도 1년간 실적이 460여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달 200억원 이상씩 늘어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이 전세금을 담보로 생활비를 대출해주는 `생활안정자금대출` 잔액도 3월말 현재 1970억원으로 작년 3월말에 비해 두 배이상 늘었다. 우리은행의 `우리전세론` 잔액은 3월말 현재 2754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300억원 이상 늘었고, 국민은행의 `KB플러스 전세금대출` 잔액도 작년 11월 출시 당시 실적은 6000만원에 불과했지만 불과 넉달여만에 30억원대로 급증했다. 주로 캐피탈사들이 취급하는 자동차 담보대출도 서민들이 급전을 마련하는 주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자동차담보대출 잔액은 3월말 현재 34억원 수준으로 출시 당시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앞서 출시된 아주캐피탈의 `오토담보론` 잔액 역시 2010년말 80억원에서 지난해말엔 130억원으로 60%이상 늘었다. 기존에 대부업체와 사금융업체를 중심으로 고금리, 소액대출 방식으로 운영되던 자동차 담보대출시장은 캐피탈사들이 뛰어들면서 판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캐피탈사들은 카드론보다 저렴한 15% 안팎의 금리를 앞세워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서민들을 집중 공략하면서 대출규모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전세금이나 자동차 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이유는 그만큼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반증이라는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대책과 함께 일반 가계대출이 크게 까다로워진 것 역시 주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윤주 신한은행 개인금융부장은 "서민들의 기본 생계비용이 늘면서 살림살이가 팍팍해진데다 기존 신용대출보다 금리도 낮아 전세금 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은행마다 3000억~4000억원씩 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전세금담보대출

= 시중은행들이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받아 전세금을 담보로 일정금액을 대출해주는 상품.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돈을 빌리는 전세자금 대출과는 달리 이미 집주인에게 지불한 전세금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대출 받는 방식이다. 묶여 있는 자금으로 인식되던 전세금을 이용해 급전을 마련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현정 (hjlee30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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