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 예정 선박 18척도 불투명.. 부두 운영도 반강제 떠안겨

2011. 10. 2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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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시범운항 앞둔 아라뱃길 가봤더니"공식 개통 두달전인데 아직까지도 휑한 느낌 조감도 모습과 너무 달라"인근 주민들 실망감 역력군데군데 호우로 유실되고 검정물에 썩은내 나는 곳도… 무리한 속도전 공사 우려

"유람선이 뜨는 운하라더니, 실제 와서 보니 자전거도로나 눈에 띄지, 휑한 느낌이네요."

22일 인천 계양구 귤현교교 인근에서 만난 김상민(43)씨는 경인아라뱃길 개통을 호재로 선보이는 아파트 분양에 관심이 있어 청약 전 확인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김씨의 얼굴엔 실망감이 역력했다. 김씨는 "조감도에서 봤던 경인운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며 "유람선과 화물선이 오가는 운하가 아니라 그냥 자전거도로가 있는 하천 같다"고 말했다.

자리를 옮겨 목상교 위에서 바라본 경인아라뱃길은 29일 시험운항과 연말 공식 개통을 앞두고 길이 18㎞, 폭 80m의 수로에 약 6m 깊이로 물이 채워져 있다. 하지만 지난 여름 폭우로 허물어진 수로 벽면은 복구가 지연돼 곳곳이 초록색 방수포로 덮어져 있었고,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일부 공원과 광장은 막바지 공사로 바삐 움직이는 덤프트럭과 건설 중장비들로 어수선했다. 일부 지역에선 고인 물 탓인지 물비린내가 희미하게 느껴졌다.

인근 주민 김준용(40)씨는 "아라뱃길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하지만, 개통 전부터 악취가 나는 등 시민단체가 경고하던 환경 재앙이 현실화할 것 같아 솔직히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무리한 속도전 공사에 대해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장은 "며칠 전 경인운하 수도권 공동대책위와 함께 현장을 둘러봤을 때도 집중 호우로 유실된 부분을 천으로 덮어 놓은 곳들이 눈에 많이 띄어 부실공사 우려가 제기됐다"면서 "물도 시커멓게 탁했고 악취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아직 준공도 되지 않는 곳에 서둘러 유람선을 띄우는 것은 시민을 볼모로 운항시험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험운항이 코앞이지만 한국수자원공사의 '물류 혁신과 관광 시너지'라는 운하 효과 홍보와 반대 시민단체의 '혈세 낭비와 환경 재앙'이라는 비판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히 맞서 있다.

정부와 사업시행자인 수공은 경인아라뱃길이 개통되면 컨테이너 93만TEU(길이 20피트 크기의 표준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한 단위), 모래 1,000만톤, 자동차 6만대, 철강재 57만톤을 수송하고 2만5,000개의 일자리 창출, 3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공 관계자는 "고속철도(KTX)사업도 적자 논란으로 반대가 심했지만 예상보다 빨리 흑자를 기록했다"며 "물동량과 이용 관광객 수가 꾸준히 늘면 세간의 우려는 곧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개통 초기 운항이 예정된 선박은 화물선 9척과 유람선 9척. 하지만 실제 몇 척이 운하를 오갈지, 부두 운영은 원활히 이뤄질지 아직도 불투명하다. 당초 가계약을 맺은 부두 및 선박 운영사들이 본계약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선 장기간 적자가 불가피하다. 교량과 도로 등의 관리를 분담할 인천시마저 시설관리권 인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수공 및 부두 운영사 관계자들은 "세부적인 이견이 상당해 본계약이 가까운 시기에 체결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박 소장은 "김포터미널만 해도 분양이 안돼 민간업체들이 반강제적으로 떠안다시피 했다"며 "부두 운영사로 선정된 업체들과 인천시 모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 자체가 사업성이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자칫 장기간 혈세를 쏟아 붓는 '애물단지'가 될 우려도 적지 않다. 수공은 적자 보전을 위해 갑문과 주운수로(主運輸路)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도록 요청했다. 또한 투자비(2조2,500억원) 회수를 위해 운하 주변에 숙박ㆍ레저시설을 건설하는 마리나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자회사까지 설립했다. 하지만 공사 본연의 업무와 무관한 사업에 손을 뻗친다는 지적과 함께 점점 더 큰 손실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영철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은 "경제성이 떨어져 경인운하에 배를 띄울 물류회사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고, 박창근 소장은 "경인아라뱃길을 오가는 선박은 5,000톤급이 최대 한계인데, 보통 4만~5만톤급 이상인 크루즈 대신 돛단배 수준의 배를 타고 드나들 외국 관광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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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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