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등급 하락 '초긴장'

김주형 2009. 2. 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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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금융기관들도 비상이 걸렸다.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국내 10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데 이어 영국 피치사도 현재의 금융위기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감안해 국가 신용등급 조정을 전제로 실무진이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은행들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26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다음달 3일에서 5일 정도까지 피치 글로벌 실무진이 국가기관 관계자들과 만남을 갖기로 했다"며 "현재는 자회사인 한기평쪽을 통해 한국에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문 목적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신용등급 조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내 금융기관들은 국가 신용등급이 조정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제시장에서 국가신용등급의 하향 조정이 잇따르는 등 조정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는 점에서 적어도 국내 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 12일(현지시간) 피치는 우크라이나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 & P) 역시 25일 우크라이나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는데 전날에는 라트비아의 국가신용등급도 투자부적격 등급까지 하향 조정하는 등 동유럽 국가들의 신용도 하락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피치는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이유는 글로벌 경제부진과 은행 유동성 부족, 부실기업 기업구조조정 지연 등 세가지 이유를 들었다. 현재까지도 이 세가지 요인들은 어느 것 하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어 하향 조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피치사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부정적인 이유를 은행의 자체적인 외화조달 능력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금통위원 출신인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 23일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1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40억달러를 빌려왔는데 그 이자율이 아주 높았다"며 "'필리핀보다 나쁜 조건으로 차입했는데 한국의 외화자금 사정이 얼마나 나쁜 거냐'면서 외국투자가들의 한국에 대한 의혹이 커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엔 국책은행에서 발행한 외화표시 채권의 상당 부분을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도 일고 있다. 무리한 달러화 채권 발행으로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훼손된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피치가 가장 좋은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외화 조달과 관련 꾸준히 지적해 온 만큼 최근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하향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국가 신용등급이 조정되려면 환경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며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등은 글로벌 추세지만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toadk@fnnews.com 김주형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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