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서 큰손들 주식·펀드 증여 러시
상속세 부담 줄일 수 있는 기회로 여겨(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 자식에게 물려줘야 하는 일이 생기겠다"고 투자자가 푸념하는 사이 발빠른 고액 자산가들은 주식이나 펀드 증여에 나서고 있다.
주식이나 펀드의 경우 증여시 가격으로 세금이 산정되기 때문에 큰 손들은 향후 상속시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급락장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따르면 풍림산업[001310], 능률교육[053290] , 보령제약[003850]이 주식 증여 사실을 알렸다.
이필웅 풍림산업 회장은 지난 15일 아들, 손자 등 친인척 8명에게 골고루 주식을 증여했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윤형 전무는 20만주를 증여받아 경영권 기반을 튼튼히 했으며 주식 피증여자 가운데 2001년생도 끼어 있다.
지난 7일엔 보령제약 김승호 회장이 보령중보재단에 4천20주를, 8월에는 능률교육 이찬승 사장이 부인과 자녀에게 각각 9만주를 증여했다.
현재 세법상 증여 후 10년 이내에 상속이 이뤄지면 증여재산이 상속재산으로 합산되는데, 증여 후 주가가 오르더라도 상속재산에 합산되는 금액은 상속시점이 아닌 증여시점 전후 2개월의 평균 주가로 매겨져 주가가 많이 떨어진 지금이 호기가 될 수 있다.
현 수준보다 주가가 더 하락하면 3개월 이내에 증여를 취소할 수도 있다.또 큰손들 사이에서 펀드 증여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반토막난 펀드로 속을 끓이느니 차라리 자녀에게 사전 증여해서 관리 부담을 덜고 세금 부담도 줄이려는 의도다.
모 증권사 PB(프라이빗뱅크)지점 관계자는 "환매하기에는 손실폭이 너무 크고, 증시는 장기적으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증여를 하는 고액 자산가가 늘고 있다"며 "10월 들어서만 지점에서 10건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도 증여를 염두에 둔 주식 직접투자 전략을 세워볼 때라고 조언한다.
우리 사회에서 부동산은 부모가 자식에게 부를 이전하는 수단으로 널리 활용돼 왔지만 재벌이나 오너가 아닌 이상 주식을 자식에게 물려준다는 생각을 하는 일반인은 그리 많지 않다.
삼성증권 김도현 애널리스트는 "투자목적으로 10년간 주식을 묶어두기 어렵지만 부의 이전이라는 증여 관점에서 접근하면 10년 투자는 가능하다"며 "지금 시점에서 스마트머니라면 주가가 쌀 때 증여를 염두에 둔 직접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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