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슨의 변명.."리먼 살릴 힘 없었다"

2008. 10. 2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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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를 파산하게 놔둔 것이 금융위기를 본격화시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정부는 리먼을 살릴 힘이 없었고 리먼의 몰락이 금융위기를 초래한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2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폴슨 장관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리먼의 리처드 풀드 최고경영자(CEO)에게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을 것을 전부터 요구해왔고 개인적으로도 다른 금융기관에게 리먼의 부실자산이나 주식을 인수할 것을 요청했지만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가 정부의 손도 묶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법적인 문제를 들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리먼이 담보가 될 수 있는 우량 자산을 충분히 갖고 있다면 대출을 통해 리먼을 구제할 수 있었지만 리먼은 그렇지 못했다며 "누군가는 내가 FRB에게 리먼을 구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3월 몰락 위기에 처한 베어스턴스를 FRB의 지원을 통해 JP모건체이스가 인수토록 했던 것과는 다른 것으로, 은행 관계자들은 정부가 위기 대응에 판단을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리먼 관계자들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바글레이즈 등 2곳이 리먼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BOA가 리먼의 부실자산을 커버할 650억달러의 자금지원을 FRB에 요구하는 등 2곳 모두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을 인수의 전제 조건으로 걸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지원을 꺼리자 BOA는 메릴린치로 눈을 돌려 인수에 나섰고 바글레이즈도 인수를 포기하면서 리먼은 결국 몰락의 길로 향하게 됐다.

폴슨 장관은 이와 관련 "재무부가 잘못한 것은 없다"며 "리먼이 망하는 것을 원치 않았었고, 그 결과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폴슨 장관은 "리먼은 금융위기의 원인이 아니라 증상일 뿐 진짜 문제는 전세계의 은행들이 현재 자신들을 괴롭히고 있는 잘못된 대출을 한 것"이라며 "지금부터 10년 뒤에는 현재의 위기가 리먼을 망하게 놔둔 것 때문에 초래됐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금융위기가 정부의 잘못 때문에 빚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항변했다.

신문은 거의 1세기 동안 폴슨 장관처럼 어려운 금융위기에 직면한 사람이 없고 그와 재무부 관계자들이 위기의 심화를 막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지만 월스트리트의 경영진들과 유럽의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폴슨과 벤 버냉키 FRB 의장이 금융 위기의 폭탄을 쓰나미의 충격파로 만든 리먼의 몰락을 방치했다는 점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슨 장관은 "지난 10년간 형성된 뿌리 깊은 문제를 감안할 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면서 "서브프라임 문제를 더 일찍 알 수도 있었지만 나의 대응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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