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환보유고 긴급방출.. 왜?

이초희|김정민 2008. 9. 2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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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기업 달러기근 한계점""기업 줄도산 최악상황 올수도" 위기감 팽배"극약처방 뒷감당 어떻게".. 외환보유고 부담

정부가 외환보유고에서 100억달러를 긴급 방출하기로 한 것은 시중의 외화 유동고 고갈현상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시중에 달러를 풀지 않을 경우 시중금리 상승과 기업의 연쇄도산 등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시중 달러부족 임계점 도달

=달러 절대 부족현상으로 외화자금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된 것은 지난 14일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 이후 세계 자금시장이 얼어붙어 은행들이 2주일 동안 필요한 외화자금을 제때 차입하지 못했기 때문.

더욱이 미 정부가 7000억 달러 구제금융법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 것은 더욱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해외 달러 조달에 실패한 은행들이 외화대출 자산 회수 및 수출기업에 대한 '수출환어음 매입'도 축소에 나서자 가계와 기업이 느끼는 달러부족 현상이 커졌다는 얘기다.

달러 부족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지금 같은 상황이 2~3주 이상 계속되면 최악의 경우 국내 은행들이 외화를 갚지 못하는 '달러 부도'사태까지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권이 매달 만기 연장을 해야 하는 외화차입금이 한 달에 20억~30억달러"라며 "체감으로는 외환위기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 후유증으로 시중 금리가 오르는 현상이 나오면서 은행발 달러부족 현상은 가계 부채 문제와 맞물려 시중자금 사정을 최악으로 이끄는 악순환에 빠져들었다.

◆정부 진화에 나서

=26일 정부가 100억달러를 긴급 방출하기로 결정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환시장은 시중 달러 가뭄 해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외화유동성 관련해 대책회의를 가진뒤 시장이 안정될 수 있을 정도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최종구 국제금융국장은 브리핑을 통해 "최근의 미국발 금융시장 사태이후 경색된 외화자금시장에 외국환평형기금에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며 "현재 비정상적으로 가는 스와프마진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규모와 기간은 한은과 협의 거쳐 시장상황에 따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서면서 시장의 불안심리는 일단 진정되는 분위기로 접어든 셈이다.

◆정부대책에 한계, 글로벌 경제안정이 급선무

=하지만 정부의 외환보유고의 활용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 시점에서 달러를 빌려 준 뒤 미래의 특정시점에 이를 거두는 것이기 때문에 외환보유고가 축나지는 않지만 물량을 무한정 확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진우 NH선물 금융공학실장은 "워낙 글로벌 환경이 어려워 높은 가산금리를 줘도 달러를 빌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사용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언제 풀리느냐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신용등급이 AA 수준인 미국 은행들에게도 대출조건이 매우 까다로운데, BBB 수준인 국내 은행들에게 달러를 빌려줄리 만무하기 때문. 이에 따라 유동성을 늘려도 국제 신용경색이 풀리지 않는 한 매우 어려운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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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nomy.co.kr김정민 기자 jmkim@asiaeconomy.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nomy.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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