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대기업, 금고문 열어라"

2009. 2. 2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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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 정도면 자못 험악하다. 정부여당이 대기업에 투자를 늘리라는 압박 수위를 한껏 높여가고 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기업에 100조원 규모의 투자를 압박한 데 이어 20일에도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기업의 투자를 재촉하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강조하던 정부 여당이 연일 대기업에 투자를 압박하는 이유는 현재 경제 위기가 점차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경제위기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우리나라의 1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33.8% 감소했다.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KOTRA)가 내놓은 '아시아 주요 경쟁국 1월 수출통계'에 따르면 일본, 대만,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의 수출도 일제히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 할 것으로 예상됐던 아시아도 본격적인 경제위기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

더구나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인 중국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고 있고,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과 서유럽 역시 수입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돼 우리 경제를 지탱했던 수출이 당분간 살아나기 어려워 경제 회생의 전기를 잡기가 쉽지 않다.

경제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띠면서 실업률 또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노동부는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업무보고에서 "1월 청년 실업률 8%와 기업 채용 계획 등을 고려할 때 올해 대졸 예정자 4명 중 1명은 무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이 취업시장에 쏟아지는 2월과 3월 고용지표는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경제 지표들이 위기의 장기화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별다른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정부 여당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필요한데 현재 이는 대기업만이 해결해줄 수 있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어 정부 여당이 정색하며 '대기업 역할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각종 회의석상에서 대기업에 투자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원탁회의에서 "지난 선거에서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은 게 없다. 이제 기업이 정권 눈치를 안 봐도 되니까 나라를 위해서 투자도 하고 일자리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당 원색적 비판 "대기업, 나중에 사회적 지탄 받으려하나"

여당도 이에 힘을 보탰다. 박희태 대표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정책을 보기 전에 투자계획을 실천해달라"면서 "여러분의 금고에는 100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대기업의 투자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20일 더욱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이 이날 회의에서 "현재 나라의 돈도 거의 없어진 상태고 은행이 대출할 돈도 없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사내유보금의 지퍼를 꼭 잠가놓고 열지 않으면 나중에 지탄을 어떻게 받으려고 하나"라며 "이제 대기업이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조 의원은 "우리 대기업의 투자 규모를 보면 전년과 대비해 줄어드는 등 전혀 사회적 의무나 책임을 안하고 있다"면서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400조원이나 있는데 이 어려운 경제난국에 투자하지 않고 자기 기업만 살겠다고 하면 나중에 이 썩어빠진 대기업을 국민들이 심판하지 않겠나"라고 강한 톤으로 비난했다.

같은 당 강성천 의원 역시 "정부가 돈을 10조, 20조를 풀면 자기들 돈은 그냥 가지고 있으면서 기금이 자기 회사로 올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는 것이 현재 대기업의 행태"라면서 "현재 대기업이 욕을 먹는 것이 그동안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근로자들의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렇듯 정부 여당이 연일 대기업에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속에서 대기업이 어떻게 화답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김정희기자 neptune0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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