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신용대출..정확한 규모조차 파악 못해

이창명 기자 2016. 8. 24. 05: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자 부담 생기면 소비지출 감소로 내수악화 우려..상호금융권 신용대출 도입해야"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이자 부담 생기면 소비지출 감소로 내수악화 우려…상호금융권 신용대출 도입해야"]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특히 집단대출을 지목한다. 지난 1분기 가계부채 증가액 20조6000억원 중 67%가 주담대였다는 지적이다. 주담대출 증가액의 절반 이상은 집단대출이 차지해 최근엔 집단대출이 가계부채를 주도적으로 키우는 양상이다. 하지만 주담대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신용대출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신용대출 비중은 미미하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야 한다”며 “신용대출은 한계가구의 경우 생계형이 많아 상당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용대출에 대해선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는 점이다. 은행, 저축은행, 대부업체, P2P(개인간) 대출업체 등에서 이뤄진 신용대출이 정확히 어느 정도 규모이고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지조차 파악이 안 된다.

다만 2금융권을 중심으로 신용대출이 급증세일 것이라고 추정만 할 뿐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 전체 여신잔액은 지난해 6월 32조1000억원에서 지난 5월엔 38조9000억원으로 6조9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파악한 바로는 저축은행 여신 중 주담대는 1조원 내외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여신잔액 증가분은 대부분 개인 신용대출로 추산된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은행 신용대출은 신용이 우량한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저축은행은 다르다”며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증가는 일반 서민들의 생활이 신용대출 없이는 어려워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주담대가 있는 가계가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저축은행과 신용카드 등 2금융권에서 신용대출까지 이용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2금융권 대출은 연 20%가 넘는 고금리가 많아 돈을 빌려 다른 빚을 갚는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총 9만8000여가구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경상소득의 60%를 초과해 부채 위험이 잠재적으로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잠재적 위험 가구의 총 대출잔액은 45조3000억원에 달했다.

신용대출은 아니지만 상호금융권의 비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심상찮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용협동조합(신협)의 여신잔액은 지난해 6월 39조8500억원에서 올 5월 46조7500억원으로 6조9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새마을금고의 여신잔액은 69조8310억원에서 79조3650억원으로 9조5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여신잔액은 상가나 토지 등을 담보로 하는 비주택담보대출이 57.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은행권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토지나 상가 담보대출을 새마을금고와 신협에서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토지나 상가의 경우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매가 어려워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한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