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조사 나갔다가 월급 가압류된 금감원 직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투자금 사기 의혹을 받는 회사에 대해 무리한 현장검사를 강행했다는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급여 가압류 결정을 받았다. 검찰이 발부한 영장을 요구하는 해당 회사 직원들과 시비가 붙은 것인데, 가압류 규모가 각 1억1000만원이나 된다. 해당 회사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현재 대표이사가 사기혐의로 구속된 상태지만, 금감원의 현장검사로 영업에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3-1단독 최기상 판사는 투자자문사인 이숨투자자문의 안모 대표가 금감원 소속 A팀장과 B수석검사역을 상대로 "절차적 문제가 있는 압수수색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낸 채권 가압류 신청을 지난 5일 받아들였다.
이숨투자자문 측은 A팀장과 B수석검사역의 급여에 대해 각각 1억1000만원의 가압류를 신청했다. 매월 수백만원이 자신의 월급에서 빠져나가게 된 것이다. 법원은 금감원이 이 금액을 대신 지급하는 것도 금지했다.
법원은 범죄 혐의를 밝히기 위한 목적이 있었더라도 법에 정해진 절차를 위반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가압류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숨투자자문은 지난 8월31일 금감원 직원들이 자사 사무실에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 명목으로 3000억원의 자금을 모집한 뒤 다른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있다"며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고객들에게 불안감을 조성, 영업에 피해를 봤다는 게 이숨 측의 주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금감원 직원들이 회사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이 회사는 사기꾼'이라며 불안감을 줬다"며 "결국 그 고객들부터 빠져나가기 시작해 지난달 18일 회사가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회사는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했다는 혐의도 함께 받고 있었다.
금감원은 현장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조사 인력을 보내 자료분석 등 특별검사를 하려 했지만, 이숨투자자문 직원들이 사무실 입구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라'며 막아섰다. 금감원은 압수수색 영장 없이 검사명령서만 있어도 금융사 검사를 할 수 있다.
금감원은 결국 현장검사를 마치지 못하고 철수했으며 지난 17일 검찰이 해당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현재 안모 이숨투자자문 대표는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번 사건의 최종 결론은 조만간 있을 본안 소송에서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가압류 자체가 금감원의 불법행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조만간 이의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청인이 공탁금을 맡기면 대부분 가압류는 승낙된다"고 덧붙였다. 본안소송에서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해당 회사는 수천억원대 사기의혹을 받고 있는 회사로, 금감원의 강압검사로 영업에 피해를 봤다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문사가 고객에게 투자금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불법이며 유사수신행위(일정 수익률 보장)를 한 것도 확인했다"며 "투자금을 받아 다른 투자자에게 이자를 주는 '돌려막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법적 판단과 별개로 법원이 절차적 정당성을 이유로 금감원 직원의 급여 압류를 결정했다는 사실이 금융사에 대한 금감원의 정당한 검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이숨 측은 "사기와 돌려막기, 원금보장, 유사수신 등을 한 일이 없고 본안 소송에서 무죄를 받아낼 것"이라며 "현장검사일부터 검찰 압수수색 전까지 회사가 받은 피해 추산 금액인 50억원 가량에 대해 금감원에 추가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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