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로이드 세월호보험금 지급거절하나
삼성화재와 코리안리가 영국계 재보험사인 로이드 등과 세월호 보험금 지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4일 영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선주인 청해진해운의 고의·중과실이 세월호 침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 글로벌 재보험사가 삼성화재와 코리안리에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을 염려가 있어서다. 삼성화재와 코리안리는 선박보험 전문가인 김앤장 변호사를 대동해 한국 측 입장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금융권 관계자는 "코리안리와 삼성화재 보상 담당자가 14일 영국에 가서 로이드를 만나 보험금 지급 이슈를 놓고 논의를 벌인다"고 말했다. 로이드를 비롯한 글로벌 재보험사가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이번 출장의 주된 이유다.
사건의 발단은 청해진해운이 세월호를 놓고 한국해운조합과 계약한 1인당 최대 보상한도 3억5000만원짜리 여객공제보험이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탑승객이 사망하는 등 피해를 입었을 때 최대 3억5000만원까지 보상해 주는 게 주된 골자다. 단 약관에는 공제계약자(세월호) 측 고의·중과실로 발생한 손해와 비용은 보상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들어 있다. 글로벌 공히 통용되는 보험업계 관행이다. 한국해운조합은 삼성화재 코리안리와 재보험 계약을 맺고 보험 위험 상당 부분을 분산했다. 삼성화재와 코리안리는 로이드를 비롯한 글로벌 보험사와 재보험계약을 맺었다.
정부가 침몰 원인을 조사한 결과 세월호는 선박 안정화를 위한 필수 요건인 평형수를 채우지 않는 등 파행으로 선박 운영을 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자 보험금 지급 면책 사유인 고의·중과실 요건에 해당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국내외 보험 업계 이슈로 떠올랐다. 글로벌 재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염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재보험사는 법리적 이슈만 따져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국내 보험사는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자칫 삼성화재와 코리안리가 손해배상금을 모두 짊어져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와 코리안리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아직 논의 중인 사안으로, 결론이 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몇 가지 쟁점을 놓고 이견이 있어 이에 대해 충분한 합의를 하기 위해 영국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에는 삼성화재와 코리안리가 얼마나 손실을 봐야 할지 좀 더 논의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일 유명을 달리한 단원고 학생에게 약 8억2000만원 규모 배상·보상금을, 단원고 교사에게 11억4000만원 규모 배상·보상금을 책정했다.
학생에게 책정된 배상·보상금 8억2000만원은 여행자보험금 1억원, 위로지원금 3억원(추정), 배상금 4억2000만원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동부화재와 계약한 여행자보험금(1억원)은 지급이 거의 끝났다. 정부가 성금을 모아 주는 별도 위로금(3억원)도 보험사가 관여할 대목은 아니다.
문제는 남은 4억2000만원에 대해 한국해운조합, 삼성화재, 코리안리가 얼마만큼 분담을 하느냐는 것이다. 여객공제보험 최대 한도가 1인당 3억5000만원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보험사 배상한도가 이를 넘지는 못한다. 문제는 정부가 보험사에 배상금 중 일부를 부담시킬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얼마만큼을 내라고 할 것인지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했다는 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중요한 사안인 만큼 신속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며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어 불확실성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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