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위안화 직거래에 박차 '최초' 경쟁

윤예나 기자 2014. 8. 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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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정상 원-위안화 현찰 직거래 시장 개설 합의..시장 선점 경쟁

은행권에서 위안화-원화 직거래를 놓고 '최초' 경쟁이 뜨겁다. 지난달 초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내 원-위안화 현찰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기로 합의한 뒤 시장 선점을 위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원화와 위안화를 맞바꾸는 직거래에 참여하며 저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강조하고 있다. 가장 재빨리 움직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지난달 17일 신한은행은 공상은행 서울지점과 15억3500만원을 3100만위안으로 교환하는 현물환 거래를 체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이뤄진 첫 원화-위안화 직거래"라고 설명했다.

뒤이어 외환은행은 지난달 28일에 고객 환전을 위해 중국은행과 620만위안을 10억원의 원화로 맞바꾸는 현찰 직거래를 국내 최초로 성사시켰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거래는 현물환 거래이며, 현찰로 직접 거래한 것은 외환은행이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날 영국 바클레이즈은행과 1개월 뒤 51억원으로 3100만위안을 사는 내용의 원화-위안화 선물환 직거래를 체결했다. 선물환 거래는 미래 특정 시점에 약속한 환율로 특정 통화를 사거나 팔 것을 약속하는 거래다. 우리은행은 "국내에서는 원화와 달러화 선물환 거래가 거의 대부분이며, 원화와 위안화의 선물환 계약은 이번 거래가 국내에서 최초"라고 강조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이달 7일 중국 공상은행과 원화채권을 매개로 한 위안화표시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계약을 국내 최초로 체결했다고 밝혔다. 환매조건부채권 매매는 일정기간이 지난 뒤 정해진 가격으로 같은 채권을 되팔거나 되사기로 하는 거래다. 주로 단기 자금 조달이나 운용 수단으로 이용된다. SC은행이 체결한 거래는 원화로 채권을 먼저 받은 뒤 6개월 후에 되파는 조건으로 8940만위안(약 150억원)을 공상은행에 지급하는 계약이다. SC은행 관계자는 "환매조건부채권 매매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외화통화 거래는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특히 위안화 대상 환매조건부채권 거래는 우리가 최초"라고 강조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위안화 직거래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이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은행은 원화와 위안화를 거래할 때에는 원화를 서울 외환시장에서 팔아 미 달러화를 산 뒤, 다시 달러화를 홍콩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로 바꾸는 절차를 거쳐 환전 수수료를 두 번 부담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원화와 위안화를 직거래하면 이런 거래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은행들은 중국과 무역 거래를 하는 우리나라 수출입기업을 고객을 잡아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수수료 이익 등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화-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시장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은행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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