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대부업체-저축은행, 국내 서민금융 급속 잠식
대부시장 절반 이상 장악하고 저축銀 업계 점유율 15% 육박
[동아일보]
일본계 대부업체들이 값싼 조달비용을 무기로 한국의 대부업 및 저축은행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고금리 대출시장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토종 대부업계가 고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금융당국과 대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현재 일본계 대부업체들의 대부잔액은 총 4조4000억 원이었다. 자산 100억 원 이상 92개 업체의 전체 대부잔액(8조1000억 원)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일본계 대부업체는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작년 말 일본계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5조6395억 원으로 저축은행 업계 전체(38조9727억 원)의 14.5%, 총 대출 규모는 14.4%였다. 게다가 아프로파이낸셜그룹(브랜드 '러시앤캐시')이 최근 OK저축은행을 출범시키는 등 일본계 자금의 국내 저축은행 인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계 대부업체의 약진은 두 나라의 금리차(差)와 제도적인 요인이 크다. 일본 정부의 제로금리 정책과 엔화 약세로 이들 업체는 일본에서 1∼4%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다. 10% 안팎인 국내 대부업체들의 평균 조달금리보다 훨씬 낮다. 관련법에 규정된 대부업 금리 상한도 일본은 20%인 데 비해 한국은 34.9%로 한국에서 영업할 때 훨씬 많은 이익을 낸다.
헐값에 한국의 부실 저축은행 등을 사들인 일본계 대부업체들이 고금리 영업으로 돈을 벌어 일본으로 빼갈 경우 발생할 '국부유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본계 자금의 한국 서민금융시장 진출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불법추심이나 과도한 고금리 영업을 할 수 없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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