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카드, '비씨카드'서 180만달러 챙긴 사연

이현주 입력 2014. 4. 25. 10:07 수정 2014. 4. 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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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없는 타사 결제 네트워크 쓴다는 이유로 과징금 지불-자체망 가진 中 은련사와도 제휴하자 견제위해 더 몰아붙여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비씨카드가 글로벌 결제 전문기업 비자에 2011년부터 현재까지 총 180만달러(약 19억원 규모)에 달하는 과징금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다는 점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1년 6월 10만달러 인출을 시작으로 비자와 거래하는 비씨카드 결제계좌에서 매달 5만달러씩 인출되고 있다.

비씨카드에서 이처럼 비자로 매달 돈이 빠져나가는 이유는 비씨카드가 비자가 아닌 다른 회사들과 제휴를 맺고 결제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비씨카드는 미국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업체인 스타사의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중국 은련카드와 제휴를 맺고 있다. 스타사와 은련사를 통하면 미국과 중국에서 카드 결제를 해도 국제 카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비자측은 회원사인 비씨카드의 이 같은 행태가 비자넷(VisaNet) 계약 위반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자와 계약을 맺고 비자 브랜드 카드를 발급해주는 회원사임에도 다른 카드사 네트워크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계약 위반 사항은 맞지만 비자의 이 같은 조항은 독과점 지위를 남용한 독소조항"이라며 "네트워크서비스 시장의 신규 진입을 저해하고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자는 중국 은련카드도 비씨카드처럼 국내에서 은련카드를 사용할 경우 비씨 네트워크를 사용하는데도 비씨카드에 대해서만 유독 문제 삼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자가 비씨카드에 매달 5만달러라는 상징적인 과징금을 부과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압축해보고 있다.

우선 비자는 회원사가 비자넷을 경유하지 않을 경우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점이다.

비씨카드는 2011년 비자와 마스터가 아닌 다이너스클럽 인터내셔널의 디스커버 인터내셔널 네트워크망을 이용하는 글로벌카드를 만들었다. 비씨 글로벌카드는 비자나 마스터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1% 국제 카드 수수료가 면제되고 연회비가 2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국제 브랜드카드는 국내전용카드 보다 5000~1만원 연회비가 더 비싸다. 국내 카드사들은 매년 국제 브랜드에 1년에 분담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이 넘는 돈을 국제 브랜드사에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씨 글로벌카드는 약 470만장이 발급됐다.

중국 은련카드사의 성장은 비자에게 또 다른 위험 요소다. 은련사는 중국 최대 카드사이자 자체 결제망을 갖고 있다. 최근 중국의 경제력이 성장하면서 중국 카드시장 규모 또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은련의 해외 진출에 대한 경계를 비씨카드를 통해 표출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비씨카드는 2011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비자의 과징금 부과 결정을 불공정거래 혐의로 간주하고 제소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심사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자가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수수료 인상 등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두고 회원사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비자의 독과점이 계속되면 고객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카드상품을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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