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가고 싶은데…" 소외감 느끼는 지방은행

서울경제

지난해 말부터 주요 관공서들이 이전을 시작한 세종특별자치시를 놓고 지방은행들이 소외감을 호소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1~2년 전부터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역에 영업점을 개설하며 세종시 공략을 위한 물밑작업을 벌여오고 있는 반면 지방은행들은 "끼어들 자리가 없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실제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농협ㆍ기업ㆍ외환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 7곳은 지난 2011년부터 최근까지 세종시에 11개의 영업점을 개설했다.

지난해 세종시의 주금고로 선정된 농협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세종시에 3곳의 영업점을 신규로 개설했다. 세종시를 비롯해 인근 충청권역까지 범위를 넓힐 경우 7개 시중은행이 최근 2년간 문을 연 영업점 수는 모두 39곳에 달한다.

올해에도 세종시에서 시중은행들의 영토확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3곳)과 신한(4곳), 기업(1곳)은행 등이 연내에 세종시에 신규 점포개설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1~2년 사이에 세종시에 영업점을 개설한 지방은행은 단 한 곳도 없다.

지방은행은 각 은행 정관에 해당 지방을 포함해 특별시와 광역시까지만 영업구역에 포함돼 있는 탓이다. 세종시는 특별자치시여서 세종시에 영업점 개설을 위해서는 금융 당국에 신고하고 정관을 변경해야 한다. 금융 당국 역시 "지방은행이 정관변경을 신청할 경우 타당성을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지방은행들이 부담감을 토로하고 있다.

세종시에 영업점을 개설할 경우 "지역을 벗어나 무리하게 영업권역을 확대한다"는 비난이 제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방은행 가운데 세종시와 지리적으로 가장 인접한 전북과 대구ㆍ광주은행은 물론이고 어느 대부분의 지방은행들도 세종시 진출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방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의 수도권 영업에 대해서도 금융 당국이 눈총을 보내고 있는데 무리하게 세종시에 진출할 경우 (금융 당국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면서 "세종시 진출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다른 지방은행이 먼저 총대를 맬 때까지는 분위기를 살펴볼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지방은행들은 혁신도시 등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자금 유치'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공조를 취하고 있다. 최근 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 등 6개 지방은행장은 박병원 은행연합회장과 신년회 자리에서 "세종시 및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운영자금을 지방은행에 예치하는 방안을 세워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지방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세종시 및 혁신도시 등 '황금알'을 낳는 신규 시장이 각 지역에 개척되고 있는 셈인데 지방은행은 영업권역에 묶여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라며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이유미기자 yiu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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