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급발진 2차 조사에서도… 정부 "확인 불가"

한국일보

8월에 이어 정부가 발표한 자동차 급발진 사고 2차 조사결과도 급발진 가능성을 보여주는 운전자 증언 및 차량상태와 크게 엇갈려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 순간 브레이크를 밟은 상황에서도 차량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른 214㎞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정부는 "급발진 사고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낸 것이다.

급발진 추정사고 민관 합동조사반은 21일 과천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해 11월 5일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사고에 대해 조사했지만 해당 차량에서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당시 사고 차량인 BMW528i는 갑작스런 고속주행으로 앞차와 추돌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사고 후 BMW528i의 엔진제어장치(ECU)에는 ▦시속 214㎞ ▦제동등 점등 ▦바퀴잠김방지장치(ABS) 작동 등이 기록됐으나, 사고기록장치(EDR)가 설치돼 있지 않아 구체적인 작동 시점은 알 수 없다는 게 조사반의 설명이다. 다만 운전자가 사고 전부터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하고 사고 순간 ABS 작동, 제동등이 켜진 만큼 제조사인 BMW에 비정상적 속도 등에 대한 명확한 소명을 요구하기로 했다.

조사반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박병일 신성대 자동차학과 교수(자동차 명장 1호)도 "급발진 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한 건 자동차에 각종 센서가 도입된 1980년대 이후"라며 "급발진 사고는 기계적인 결함으로 생기는 게 아닌데, 정부의 결과는 이 부분에 집중하니까 운전자의 진술이나 사고 정황과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급발진은 전체 자동차 부품의 30%를 구성하는 전자장치의 일시적인 전자결함 탓에 주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조사반은 급발진 사고차량으로 의심되는 YF쏘나타 LPG 차량과 SM5 LPG 차량의 EDR도 공개 분석했다. 그러나 YF쏘나타는 기록추출장비와 EDR가 연결되지 않아 분석에 실패했고, SM5는 EDR가 구형버전인 탓에 사고 당시 속도(시속 50㎞) 외 다른 정보는 기록돼 있지 않아 급발진 판단 여부를 보류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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