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마이크로소프트 `액티브X` 설치 없이도 인증 가능한 방식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결제 수단도 기존 신용카드 일색에서 `전자지갑` 등으로 다양화되는 등 보수적인 금융 환경이 스마트기기를 기반으로 급속 변모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자지급 결제서비스업체인 `페이게이트`가 최근 웹표준 기반 신용카드 인증업체로 첫 선정됐다. 이는 지난 5월 전자금융업자에도 인증수단 선택권을 부여하기로 한 `전자금융감독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이 발효된 이후 국내 첫 사례다. 단 30만원 이하 금융거래에 한해서다.

전자금융거래에서 사용되는 공인인증서는 지난 1999년 도입돼 엑티브X 환경에서만 구동돼 왔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사용 가능했다. 또 공인인증과 실명확인을 할 수 없는 해외 현지인이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서 물품을 사는 것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액티브X가 아닌, `웹 표준` 기반의 페이게이트 인증방식을 새로운 전자금융거래 인증수단으로 공식 선정함에 따라 앞으로는 모든 운용체계(OS)와 브라우저, 모바일기기에서도 간단한 인증번호 입력만으로 거래가 가능하게 됐다.

대부분 신용·직불카드로만 가능했던 결제수단도 다양화된다. 금융결제원은 카드 없이 전화번호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만으로 통장 잔고 내에서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전자 직불결제서비스를 연내 시행한다.

결제 방식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별로 다양하다. 바코드 기반 거래는 고객이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아 자신이 보유한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바코드가 생성되고 이를 바코드 입력기에 읽히면 직불결제가 이뤄진다. 자동응답전화(ARS) 기반은 고객이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고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결제 시 등록된 번호로 전화가 온다. 이때 휴대폰으로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통장에서 결제금액이 빠져나가게 된다. 가맹점 수수료도 기존 카드사보다 대폭 낮출 수 있다.

높은 편의성에도 지금까지 이런 서비스가 시중에 나오지 못한 것은 현행 전자금융감독규정상 고객이 직접 은행창구를 찾아가지 않으면 직불전자지급수단 발급을 할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스마트 기술의 발달로 전자금융거래가 급증한 만큼 제도가 기술력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법 개정을 추진,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 카드사에는 타격이 있겠지만, 직불결제수단 활성화와 금융소비자 편의 증진 등을 위해 막혀 있는 규정을 풀기로 했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