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토부 고위 관료 재취업률 100%

배성재기자 2012. 9. 3.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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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7년 47명 조사유관단체 등으로 옮겨 공공사업 로비

최근 7년간 국토해양부 3급 이상 고위관료의 퇴직 이후 행적을 추적한 결과 100% 산하기관장이나 유관단체 회장, 민간 건설사 대표 등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각계에 포진한 국토부 퇴직관료 출신 '토건 마피아'가 현직 관료들과의 끈끈한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주요 국책사업 등을 독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2일 한국일보가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을 통해 입수한 최근 7년간 국토부 3급 이상 퇴직자 75명 중 행적이 확인된 47명을 추적 조사했더니 100% 재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건설교통기술평가원 등 산하기관장, 한국하천협회ㆍ건설근로공제조합 등 유관단체장, 인천도시개발공사 등 지방공기업 사장, 도로건설 민자사업체 사장 자리를 꿰찼으며, 민간연구원장(건설산업연구원)이나 대형 건설사 대표로 옮긴 경우도 있었다.

특히 31명은 공직을 그만둔 후 한 달 내에 유관단체나 민간기업에 재취업했고, 2005~2006년 퇴직자 6명은 3~4번 자리를 옮겨 일반 직장인들은 꿈도 꾸기 힘든 '4모작ㆍ5모작 인생'을 살고 있었다. 이들의 연봉은 최소 1억원에서 최대 4억~5억원에 달했으며, 퇴직 후 쉰 날은 열흘 중 하루 꼴에 불과했다. 장하나 의원은 "국토부 퇴직관료들이 현직 후배를 대상으로 로비스트 역할을 하면서 공정성이 결여된 토건 마피아만의 정책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토건 마피아 세력이 활개치지 못하도록 시급히 규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후 2년간 업무 관련성이 있는 유관단체 및 민간기업 취업을 제한하고 있지만, 당사자가 소송을 내면 직업선택의 자유를 강조하는 법원 판결로 번번히 빠져나가는 게 현실이다.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퇴직 후 취업 제한 강화도 필요하지만 현직 후배들을 상대로 한 로비 활동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퇴직 관료들이 전문성을 살려 정부와 업계 간 정책적 가교 역할을 하는 등 순기능도 있다"고 주장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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