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라던 송도부동산 신기루였나"..투자유치 부진에 시름
인천공항철도 1호선 송도 국제업무지구역을 나오면 높게 솟아 반짝이는 45층 높이 신축 빌딩이 나온다.
2008년 분양 당시 최고 129대1의 청약 경쟁을 보였던 센트로드 오피스텔 빌딩이다. 역과 가깝고 송도의 심장부인 국제업무지구 한복판에 자리잡아 '송도 광풍'의 주역으로 평가받았던 곳이다. 그러나 지난 17일 오후 이 빌딩 인근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도 하나 없고 빌딩 하층 상가 역시 모두 꽁꽁 문을 걸어 잠근 채 을씨년스런 풍경만 연출하고 있었다.
"다 망했어요. 로또 라더니…이혼당하게 생겼어요." 이곳 한 상가 계약자의 푸념이다.
센트로드 상가 역시 청약 광풍이 일기는 마찬가지였다. 3.3㎡당 2500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에도 청약경쟁률은 67대1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입주가 시작된 이래 120개 점포 주인 중 입주한 곳은 하나도 없다.
센트로드 오피스텔 입주 자체가 지지부진해지면서 중도금 대출을 맡았던 농협에서 잔금 대출을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희석 계약자협의회 부위원장은 "농협이 신협에 중도금 대출을 넘겼는데 그마저도 전액 대출이 안되고 다른 재산을 담보로 잡아달라 요구하고 있다"며 "농협이나 신협이나 송도 사업성이 떨어지자 대출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3년 전 오피스텔과 상가 분양이 있을 때마다 중도금 대출을 유치하기 위해 홍보전을 벌였던 금융사들마저 송도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상가 주인들은 입주 기간인 올해 말까지 잔금을 치르지 않으면 연 14% 수준의 지연 이자를 물어야 한다. 상가 개당 분양 가격이 10억원 안팎으로 잔금이 2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연간 2000만원 이상의 연체금을 물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곳 업무용 오피스 2개동에 입주한 기업은 현재 한 곳도 없다. 260실 규모의 오피스텔 1개동에만 고작 55가구가 입주해 입주율이 22% 수준에 머물고 있을 정도다. 3년 전 오피스텔을 4억원에 분양받았다는 A씨는 "월세로는 임차인 구하기도 어려워 1억원에 전세를 놨다"고 울상을 지었다. 오피스 이주 기업이 바닥이어서 오피스텔 임대가 안나가다 보니 상가까지 도미노식 피해를 입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오피스텔마저 입주 시점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지지부진한 외자 유치 영향이 크다.
올 들어 삼성그룹, 동아제약, 롯데그룹, 이랜드그룹 등이 송도에 투자 계획을 속속 밝혔지만 이주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리는데다 번듯한 외국계 기업 투자는 전무한 상황이다.
분양 당시 국제업무단지에 들어서는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컨벤션센터 등도 외자 유치에 실패하며 공사가 진행되다 멈췄다를 반복하고 있어 애초 약속된 2013년, 2014년 완공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송도 인구는 고작 5만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분양 당시 내세웠던 32만명 유동 인구라는 말은 꿈처럼 아득한 얘기다. 그나마 지난해까지는 투자 목적 아파트 수요가 송도 부동산 경기를 힘겹게 지지해왔지만 그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지난달 중순 '송도웰카운티' 5단지를 분양받은 계약자들에게 계약금을 되돌려주고 분양을 전면 취소했다. 전체 1063가구 청약 접수 결과 63명만 신청했기 때문이다.
알짜로 평가받는 신규 분양도 타격을 받고 있다. 최근 송도 심장부인 국제업무지구에서 분양한 '더샵 그린워크'는 5개 주택형 가운데 3개 주택형이 미달됐다. 주변 평균 시세인 3.3㎡당 1270만원보다 분양가를 낮추고 애초 중대형 중심의 설계를 바꿔 85%가량을 중소형으로 재설계하는 등 각고의 노력에도 수요자 반응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건설사 측도 당황하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송도신도시 자체가 '국제도시'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어 전체 도시 활성화는 외자 유치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지용 기자 /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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