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5000만원도 못 빌리는데 무슨집을 사나"

입력 2010. 7. 21. 09:44 수정 2010. 7. 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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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하월곡동에 위치한 P아파트는 전용 60㎡가 올초만 해도 3억2000만원 안팎의 호가를 유지했지만 지금은 이보다 4000만~5000만원 떨어진 매물이 나오고 있다. 국토해양부 실거래가를 조회해도 최근 3개월 간 거래건수는 1건에 불과하다. 그나마 지난달 고층이 2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이보다도 1000만원 이상 호가가 더 하락했다.

이처럼 가격이 쭉쭉 빠지는데도 사겠다는 사람은 전혀 안 나타나는 걸까. 몇달째 거래를 못하고 있는 중개업소들의 심정은 답답하기만 하다. 하월곡동의 한 중개업자는 "문의가 꾸준히 있다는 건 그만큼 매수의사가 있는 건데 돈이 융통이 안 되니 돌아설 수밖에 없는 지경"이라며 "DTI로는 단돈 5000만원도 못 빌리고 LTV 최대 60%까지 대출받기에는 금리부담이 커서 어떻게 집을 사겠냐"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일 만난 서울시 중개업소들은 과거처럼 투자수요가 따르진 않지만 개개인의 사정이나 필요에 의해 꼭 집을 사려는 '진짜' 실수요자들은 있기 마련이라고 하나같이 말했다. 하지만 DTI 등 금융규제로 돈줄이 막혀 자기자본이 웬만큼 안 되면 정말 집사기 어렵다는 것이다. 용산구 한강로의 J공인 대표는 "매출 안 나와 골머리 앓는 자영업자나 소득 증명이 잘 안 되는 사람들은 정말 돈 빌리기 어려워 전월세를 전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용산동 S공인 대표도 "그나마 국제업무지구란 호재로 문의는 있었지만 지금은 사업자체가 불투명해져 분위기가 완전 식었고 파크타워, 시티파크 등 고급 아파트들이 즐비해 있는 이곳도 매매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거래가 전무하다시피하자 중개업 운영 자체를 힘들어하는 중개업소들도 여럿 생겨나고 있다. 성북구 장위동의 L공인 대표는 "뉴타운 내 단독주택, 연립은 DTI규제를 받지 않지만 LTV대상인데다 다른 집이 안 팔려 매수세가 없다"며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장위뉴타운 매물 거래는 거의 없는 상태여서 이대로 가단 개점 휴업할 판이라 스포츠 용품 인터넷 판매 등 다른 밥벌이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강남3구를 제외한 지역에 한해 규제를 완화하려고 하자 가락본동, 문정동, 거여ㆍ마천동 등 외곽에 위치한 지역들은 역차별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가락2동 H공인 대표는 "단순 강남3구에 속한다고 소득이 적은 사람들이 사는 동네까지 규제하고 있다"며 "109㎡형이 전고점보다 1억원 내린 5억5000만원이고 전세율도 50%까지 올라왔지만 대출이 안 돼 사고 싶어도 못 사는 판국"이라고 말했다. 문정동 S공인 관계자도 "비싼 금리를 감안해 제2금융권까지 가지만 융통하는 돈은 한계가 있어 집 못사는 건 똑같다"고 말했다.김수한ㆍ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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