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하락세' 거래막힌 아파트시장 출구는 없는가

2010. 4. 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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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주택 후폭풍..급매물마저 끊겨

수도권 아파트 거래시장이 동맥경화에 걸렸다. 경기 침체와 대출규제로 매수세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급매물 마저 거래가 끊기면서 매도자들은 매수자를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굴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아파트 시장 침체가 확산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한주 만에 수천만원에서 1억원 정도 가격이 내려간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2~3달 사이 가격이 급락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물론 서울 강북과 경기도 신도시에서도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2㎡는 금주 5000만원 더 떨어져 11억∼11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이는 지난 1월초 고점(12억2000만∼12억7000만원) 대비 1억2000만원이 빠진 것이다.

강북구는 미아동 SK북한산시티가 중대형 면적을 중심으로 500만∼1000만원 가량 가격이 떨어지면서 142㎡는 4억2000만∼5억원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노원구는 기존에 나왔던 매물들이 거래가 되지 않아 추가 하락 조정이 이어졌다. 하계동 청솔7단지 72㎡는 2억2000만∼2억3000만원 선으로 500만원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에 급매물이 속출하는 것은 더딘 경기회복과 대출 규제, 보금자리 쇼크, 집값 버블논란 등의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입지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은 기존 아파트 거래를 위축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내 집 마련을 계획했던 수요자들이 이른바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기 위해 기존 아파트 매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적으로 부천·광명·시흥 등 대표적인 경기 서남부 지역에 보금자리주택이 대거 공급되면서 미분양이 쌓이는 등 민간 분양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경기 서남부의 경우 3차 지구로 발표된 분당신도시급 광명·시흥지구(9만5000가구)를 비롯해 인근 2차 지구인 부천·옥길지구(8000가구)와 시흥 은계지구(1만2000가구)까지 잇따라 개발돼 공급과잉이 우려된다. 또한 보금자리주택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50∼70% 저렴하게 책정되고 인프라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어서 경쟁력이 있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올 초 분양이 잇따랐던 광명 하얀동·철산동 재건축은 3차 지구 발표 후 적체된 미분양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 서남부 보금자리 예정지 인근의 기존 아파트값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차 지구 발표 후 이달 초까지 예정지 인근 아파트 매매값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부천과 시흥이 각각 1.51%, 0.65%씩 떨어졌다.

보금자리 공급으로 비싼 집값에 대한 수요자들의 거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최근 주택시장의 버블논란 역시 거래위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요자들이 매수타이밍을 늦추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는 단기적으론 집값이 안정될 수 있지만 2012년 이후에는 민간주택 공급의 공백상태가 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값싼 보금자리가 대량 공급되면 주택시장 안정, 민간주택 분양가 인하 등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보금자리 공급을 탓하기 전에 건설업계가 먼저 분양가 인하, 수요층 분석 등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도 보금자리는 계획대로 공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경향닷컴 장원수 기자 jang7445@khan.co.kr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출시-ⓒ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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