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에 자금난 건설사,신규사업도 '올스톱'

2010. 3. 3. 14: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분양 급증→시행사 부도→PF 우발 채무에 따른 건설업체의 유동성 악화→건설업체 연쇄 부도→금융위기 재연(?).'전국에 주인을 찾지 못한 미분양 주택이 넘쳐나면서 분양대금을 회수하지 못한 시행사와 건설업체들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 최근 PF발 금융 시스템 위기를 우려한 금융 당국이 대출 건전성 강화에 나섰지만, '사후약방문'이란 지적이다.

전체 금융권 PF 잔액 중 절반에 가까운 40조원의 만기가 연내에 도래하는 데다 최근 미분양 급증으로 시행사와 건설사들의 유동성이 고갈돼 대대적인 부실 청산 작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십곳의 중소 건설사가 문을 닫게 되고, 자칫 제2금융권의 동반 부실로 이어질 경우 '미분양발(發)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분양에 시행사ㆍ건설사 자금난 '도미노'=지난해 말 서울에서 분양에 나선 한 중견 건설업체는 3순위 끝에도 가구 수를 다 채우지 못하자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계약 첫날 현금 50만원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 다른 건설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자 기존에 당첨됐던 사람들이 더 좋은 혜택을 기대하고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 사업 시행을 맡은 A사 관계자는 "당첨자 발표가 난 뒤 40% 이상이 순식간에 빠져나갔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이런 미분양이 향후 추가 비용을 유발해 시행사의 유동성 위기에 불을 지핀다는 것이다. 이는 고스란히 건설사의 짐으로 돌아온다. PF 보증을 선 건설사로서는 지연되는 분양대금 채무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는 5월 경기권에서 32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물량 분양을 앞두고 있는 한 주택전문 건설사는 종전 잔여 물량도 처분하지 못한 상태에 PF 보증으로 1000억원대 초기 대출금이 부지 매입에 들어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미분양으로 원리금 상환도 막막한데 PF 대출이 더욱 어렵게 돼 향후 자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행사에 대한 연대보증을 통해 건설사가 모든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구조도 건설사를 자금난에 빠지게 한다.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특히 서울처럼 분양 사업성이 담보될 경우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모든 리스크를 건설사에 맡기고 있다"며 "여기에 대출 한도를 꽉 채워 PF 대출을 받도록 해 미분양에 따른 자금난은 더욱 깊어진다"고 설명했다.양주와 남양주에서 택지 개발사업을 하는 중견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입주에 들어갔지만 현재 입주율은 50% 안팎으로 알려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잔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며 자금 경색을 하소연했다.

▶PF 대출 옥죄기에 자금 조달 막혀… 신규 사업 '올스톱'

=악성 미분양 적체와 업체의 유동성 위기로 중소 건설사들의 신규 사업은 올스톱 상태다. 한 중소업체 자금담당 임원은 "미분양으로 인해 돈줄이 막혔다면 신규 자금이라도 조달해야 업체가 굴러간다"며 "하지만 은행권의 입장은 확실하지 않으면 돈을 빌려줄 수 없다는 게 확고한 원칙인 듯하다"고 털어놨다.

실제 올해 업계의 주택 공급계획을 들어보면 어려움은 단번에 드러난다. H사의 경우 올 초 정한 주택 공급량은 지난해 말 계획했던 양에 비해 2000가구 이상 줄이는 한편, 나머지도 재개발ㆍ재건축 물량을 제외하곤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당분간은 '민간 사업의 암흑기=민간 업체 위기'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부진한 분양 성적에다 보금자리주택과 시프트 등 공공이 주도하는 주택 공급의 증가가 더해져 민간 건설업체의 살길이 막막하다는 하소연이다.

일반적으로 PF자금에 대한 금융비용은 20% 선이 관행인데 적체된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해 기존 PF자금마저 연체된 일부 중소업체로서는 신규 사업은커녕, 이자비용 상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올해 신규 분양계획을 사실상 '제로(0)'로 잡고 지방 미분양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B사 관계자는 "미분양 사업장에 지급 보증을 했기 때문에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당분간 신규 사업은 없고, 적체된 미분양 해소에 전사적인 역량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광주광역시에 주택사업을 추진하다 무기한 보류한 한 시행업체 대표도 "PF자금줄이 막혀 당분간 주택사업은 접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남상욱ㆍ정태일 기자/killpass@herladm.com

[인기기사]

에이트 주희, 숨막히는 S라인 몸매떴다

에픽하이, 9일 새 음반 공개한다

이승기는 '점심 데이트'만 고집?

비-보아, 가요계 솔로들이 돌아온다

원더걸스 이름 딴 '화장품' 나온다.

-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