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껑충..서민들 '눈물의 이사'

김명지 2009. 8. 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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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60% 수준까지 치솟자 전세입주자들이 아파트에서 연립이나 다세대주택, 단독주택 등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고 같은 서울 지역에서도 값싼 다른 지역이나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서민들의 주거 수준이 하향이동하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는 것.

아울러 아파트의 경우 전세난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현상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서민들의 내집장만 여건도 더욱 험난해지고 있다.

■전세난 속 서민 주거환경 악화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 전세난이 서울 강남권에서 강북지역 등으로 확산되면서 서민들의 주거환경이 날로 열악해지고 있다.

서울 반포동의 부동산명가공인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의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자금이 부족한 신혼부부나 무주택 서민들이 인근 단독주택가로 몰리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서초구 방배동이나 동작구 사당동 일대 단독주택의 전세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개발로 주거환경이 개선되는 것은 좋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환경이 더욱 악화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저가 수요가 몰린 빌라, 단독주택 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이제는 저소득층이 서울 내에 사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2000년대 초에는 더 좋은 생활환경이나 투자처를 찾아 서울 거주자들이 외곽으로 나갔다면 지금은 전세자금이 부족한 무주택 서민들이 김포나 광명 등 경기 외곽지역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용산구 시티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용산구 일대에 새로 분양한 재개발 아파트 전세값이 2억∼3억원을 호가하다 보니 인근 단독주택이나 빌라 전세가도 모두 억대로 급등했다"며 "이 지역에 살던 사람들 가운데 전세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경기도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용산구 용문시장 일대에서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3000만∼5000만원이면 투룸짜리 전세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 돈으로 원룸 빌라도 구하기 힘들다.

■반포동 일대 전셋값도 고공행진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반포자이와 반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한 반포래미안 퍼스티지 등 강남권 주요 단지의 전세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반포 자이 86㎡는 현재 전세가격(보증금)이 4억원에 형성돼 있고 반포 래미안 85㎡는 4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반포자이와 반포래미안 등 신규 단지의 85∼115㎡ 중소형 아파트는 인근 재건축아파트에 비해 생활이 편리하다는 장점으로 인기를 끌면서 전세가가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다.

서울 반포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수요가 몰리는 데 비해 물건이 턱없이 모자라면서 이 일대 전세시장은 임대인 우위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중개업소 관계자들도 임대인에게 '얼마까지 받아주겠다'고 이야기하면서 매물을 잡는 것이 관행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세 물건 품귀현상 속에 전세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차라리 '사자'는 움직임도 서서히 늘면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끌어 올리는 현상마저 나타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반포동 일대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율 상승과 골드라인으로 불리는 지하철 9호선 개통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셋째주 8억3000만원이던 반포자이 86㎡의 매매가는 2주일 만에 8억6000만원으로 3000만원이 올랐다. 지난달 15일 입주를 시작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85㎡도 분양가(7억7000만원)보다 8000만원 오른 8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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