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의 굴욕..'미분양 앞에 장사 없다'

고형광 2009. 6. 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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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에 이어 대형건설사들도 아파트 할인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하지만 대형건설사들은 그 동안 공들인(?) 브랜드에 먹칠이라도 할까봐 분양가 할인을 직접적으로 내세우기 보다는 '대출 이자 대납', '소개수수료 환급', '잔금 유예' 등의 방법을 취하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려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미분양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은 거스를 수 없는 듯 하다.

대림산업은 광주에 분양한 '광천 e-편한세상(111~194㎡ 1096가구)'의 분양가를 4% 정도 할인해 주고 있다. 주택형 111㎡(분양가 2억3900만원), 142㎡(3억5000만원)을 계약할 경우 각각 900만원과 1300만원을 소개수수료 명목으로 돌려주고 있는 것. 4% 정도의 분양가 할인 혜택을 보는 셈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4월 분양됐지만 아직까지 상당 부분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현대건설이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에 분양한 '연제 힐스테이트(162~255㎡ 220가구)'의 경우 분양가의 32%만 내고 입주한 후 3년 뒤 나머지를 납부하도록 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 아파트 198㎡의 분양가는 5억5000만원 선이지만 실제로 1억8000만원만 내면 입주할 수 있다. 이후 3년뒤에 나머지 금액인 3억7000만원을 내면 된다. 목돈 마련에 부담도 덜 수 있고 이자 비용 6000만원(분양가 10%)까지 아낄 수 있다.

롯데건설이 부산 엄궁동에 분양한 '롯데캐슬 리버(82~173㎡ 1852가구)'도 분양가 절반에 대한 대출 이자를 1년간 지원해 준다. 주택형 128㎡(분양가 2억7820만원)의 경우 700만원의 대출 이자를 아낄 수 있다. 또 중도금(1억6000만원) 60%에 대한 이자 900만원도 감면해 준다. 분양가 대비 6%(1500만원) 정도의 할인을 받는 셈이다.

광주 수완지구에서 올 초부터 입주를 시작한 GS건설의 '수완 자이(158~182㎡ 433가구)'의 경우 분양가 절반에 대한 대출 이자를 3년간 회사가 대납해 준다. 주택형 158㎡(분양가 3억3460만원)의 경우 3000만원 정도의 혜택을 볼 수 있다. 또 이 단지는 시행사 부도(한국토지신탁으로 이관)로 취등록세 50% 감면 혜택이 무산되자 대신 900만원 정도의 발코니 확장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이 두가지를 합할 경우 분양가의 10% 정도를 할인 받게되는 셈이다.

대우건설이 지난 2007년 6월부터 분양을 시작한 인천시 부개동 '부개역 푸르지오(83~192㎡ 1054가구)'도 최근 분양조건을 완화했다. 계약금은 5%로 줄이고 중도금은 무이자로 대출해주겠다는 조건이다. 48평형(기준층 6억8000만원)의 경우 계약금 5% 중도금 60% 무이자. 이자후불제였던 기존 분양자 보다 3800만원 정도의 이득을 보는 셈이다.

SK건설은 지난해 3월 분양한 대구 두산동 주상복합아파트 '수성 SK리더스 뷰(154~349㎡ 788가구)'에 '계약 해지 보장'이라는 분양 조건을 내걸었다. 1500만~3000만원을 내고 계약한 뒤 6개월 이내에 해약하면 이자(연 5~10%)까지 계산해서 돌려주는 조건이다.

분양 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은 직접적인 분양가 인하 보다는 소개수수료, 이자대납 등 우회적으로 할인을 해 주고 있다"면서 "특히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 광주, 대구, 부산 등 지방 도시에서는 대형건설사들도 분양가격 인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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