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구조조정 본격화되나

2008. 10. 2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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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군호기자][한계기업은 퇴출, 살아남은 기업은 구조조정 불가피]

정부가 21일 발표한 '건설부문 유동성 지원 및 구조조정 방안'이 본격적인 건설산업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을 A~D등급으로 구분한 뒤 경영정상화가 곤란한 D등급은 퇴출되고 C등급은 구조조정을 전제로 유동성이 지원되기 때문이다. 퇴출과정만 다를 뿐 IMF 외환위기 당시의 건설산업 구조조정을 보는 듯하다.

◇건설업 구조조정 신호탄되나

정부의 건설업체 구조조정은 건설업체들을 A~D등급으로 분류한 뒤 1차로 주거래은행에서 자체 판단하고 2차로 대출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협의회에서 최종 퇴출 여부를 판단한다.

이중 D등급 기업은 유동성 지원없이 곧바로 통합도산법상 파산 등에 따라 회사정리절차에 돌입한다. 건설·부동산업계는 시장이 정상을 찾기 위해서라도 한계기업이나 페이퍼컴퍼니의 퇴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택경기 호황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노력하기보다 또 다른 한탕을 노리고 땅 확보에 나섰다가 경기 침체의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침체에도 한탕을 노리는 페이퍼컴퍼니와 공사수주 확률을 높이기 위한 건설계열 페이퍼컴퍼니가 늘어나면서 건설사나 시행사 수도 오히려 증가했다.

한 전문가는 "제대로 된 시장 파악없이 내린 투자한단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건설사와 시행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우량기업으로 위험이 전염되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이번 대책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단 지표만으로 건설사 신용도를 판단할 경우 견실한 중소건설체마저 퇴출될 가능성이 높아 업체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공공공사 위주의 건설기업 중 유동성 부족으로 흑자부도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아남은 기업은 버텨라

한계기업에서 제외돼 어렵게 살아남은 기업이라도 안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경기회복 시점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내년 하반기를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으로 보고 있지만 이는 활황시점이라기 보다는 하락세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서는 시점일 뿐이란 분석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채권은행의 패스트트랙(Fast Track) 프로그램을 지원받는 B등급과 부실징후는 있지만 회생 가능성이 있는 C등급의 건설사들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기 회복시점까지 버틸 수 있는 내성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준식 GS건설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로부터 유동성을 지원받은 기업들은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부채를 갚고 인력 및 계열사의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조조정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해외 개발사업은 당분간 중단하고, 국내에서는 재고주택의 판매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국 주택전문건설업체들의 경우 지난 2007년 버블 붕괴 이후 사업부문 및 보유자산 매각, 신규토지매입 축소, 인력 구조조정, 신규 공급축소 및 재고주택 판매 주력, 해외시장 철수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미국 3위의 주택전문건설업체였던 센텍스(Centex)는 올해 매출이 80억 달러로 2006년 122억 달러의 65% 수준에 그쳤고, 26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살아남아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됐다.

◇돈 많은 기업, 지금이 기회다

한계 건설기업의 무더기 퇴출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반사이익을 볼 기업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여력이 충분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들이 내놓는 알짜배기 땅을 매입했다가 시장이 살아날 때 사업화가 가능한 기업들이다.

특히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견건설사의 인수를 추진 중인 기업들도 지금을 기회로 보고 있다. 유동성 위기로 가치가 하락한 건설사를 싼 값에 자산과 함께 인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견건설사 인수를 추진 중인 한 시행사 대표는 "주택시장이 호황일 때 벌어둔 돈을 재투자하지 않고 보유중이거나 자금줄을 확보한 시행사중 일부가 중견건설사 인수를 추진 중"이라며 "지금의 위기가 곧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부 경영컨설팅기업에는 부도난 건설사를 인수한 일부 제조업체들이 투자처를 묻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전문가는 "현재 상황은 IMF 외환위기 이후 건설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일부 건설사의 몰락과 신흥 건설사의 부상이라는 상황과 똑같다"고 설명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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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호기자 g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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