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주택정책 문제점.해결과제 '수두룩'

2008. 9. 2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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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정부가 향후 10년 동안 500만 가구의 주택을 건설하고 이중 150만 가구는 서민용 보금자리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공급을 많이 확대하겠다는 정책은 집값 재상승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는 있지만 거래 활성화와 미분양 해소 등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에는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또 공급확대를 부작용 없이 달성하기 위해서는 선결과제도 많다.

◇ 미분양해소.거래활성화와 '엇박자' = 2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발표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도심공급 활성화 및 보금자리 주택 건설방안'은 매년 수도권에 30만 가구, 전국에 50만 가구를 짓는 공급확대 세부방안, 그리고 이중 서민용 주택을 매년 수도권에 10만 가구, 전국에 15만 가구를 건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중 서민용으로 공급될 보금자리주택은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싼 값에 공급할 계획이다. 국토부의 계산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주택보다 15% 가량 싸질 전망이다.

서민들에게 싼 값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서민복지정책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이 자칫 15만 가구에 육박하고 있는 미분양주택 중 상당수를 '영원한 미분양'으로 남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분양가 상한제 주택만 하더라도 현재 미분양인 주택보다는 싼 값에 공급되는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 주택보다 싼 주택이 도심에서 지어지는데 미분양 주택을 구입할 수요는 거의 없을 것이 명확하다.

물론 9.19정책은 향후 10년을 내다보면서 장기 방향을 제시한 것이고 미분양 주택은 단기 문제라는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정부가 세 차례에 걸쳐 내놓은 미분양대책의 효과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 때문에 미분양대책과는 상충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재고주택을 사고 파는 거래시장의 침체를 장기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택거래시장은 수요가 갈수록 위축되면서 '집을 팔려고 해도 팔 수 없는' 심각한 동맥경화가 된 지 오래며 정부도 치유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지만 정작 정책은 반대로 가고 있다.

이번 정책이 거래부진을 더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국토부 권도엽 1차관은 "거래활성화 대책은 별도로 내 놓았다"는 말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정책은 아울러 아직 분양에 들어가지 않은 2기 신도시를 실패작으로 만들 가능성도 있다. 서울 도심에서 훨씬 가까운 지역에, 싼 값에 주택을 장만할 가능성이 열리는데 서울 도심에서 30~50㎞나 떨어져 있는 동탄2, 검단, 오산 세교 등에서 내집 마련에 나설 리가 없어 보인다.

◇ 불 보듯 뻔한 그린벨트 훼손 = 서민주택공급확대 대책의 핵심은 도심과 도시근교에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으로 '그린벨트 해제'가 큰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국토부는 그린벨트에서 풀릴 면적은 물론 구체적인 위치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향후 조사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투기를 차단하기 위해 주민공람 이전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일체의 개발행위 허가를 제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린벨트 해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향후 해제 여부에 상관없이 수도권 그린벨트 곳곳이 훼손될 것이라는 점이다. 강남구 수서2지구 등 실제 사례를 봐도 그린벨트 해제 기대가 있는 곳에는 하루가 다르게 비닐하우스가 지어졌고 심지어 지구지정 이후에도 비닐하우스가 생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려 100㎢ 가량의 그린벨트를 풀겠다는 방침은 서울 및 서울 인근의 그린벨트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다.

그린벨트와 관련해서는 보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큰 문제이다. 수십 년 동안 그린벨트로 묶여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던 땅주인들이 보상조차 기대대로 받지 못할 경우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

그렇다고 보상을 요구대로 해 주면 분양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저렴한 주택 공급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린벨트와 관련해서는 환경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환경단체의 반발은 자명하며 사회적인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벌써 녹색연합이 "그린벨트 포기하는 녹색성장은 포크레인성장"이라며 비난에 나섰고 경실련도 개발족들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 뉴타운 추가지정..강북 집값 불안 재현하나 = 이번 대책은 또 올 초 주택시장의 골칫거리였던 강북지역의 집값을 다시 자극할 소지가 있다.

정부는 2011년까지 새로 15개 광역재정비(뉴타운) 지구를 지정할 계획인데 뉴타운을 서울에서도 지정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지정할 경우 강북지역이 1순위로 꼽힌다.

서울 강북지역은 지난 4월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뉴타운 공약을 남발하면서 집값이 급등했던 적이 있고 소형주택이 많은 지역이어서 여전히 집값 급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뉴타운을 추가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은 불씨를 되살릴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 밖에 서민주택 건설을 위해 투입될 연간 12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 문제, 사전예약제로 인한 사실상 후분양제 폐기 등도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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