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넘쳐나는데.. 대구·광주 거래 실종
"5~6년 전 대구가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이 그때와 비슷하네요. 작년 가을만 해도 한 달에 2~3건씩 거래가 됐는데, 올 초부터 뚝 끊겼습니다."
대구 수성구 노변동에서 13년째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김모(54)씨는 14일 "매매가 안 되니 전·월세 거래도 주춤하다"면서 "'짐을 싸겠다'는 중개업소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주로 거래하는 노변동 W아파트(753가구)는 요즘 거래가 거의 없다. 작년 11월에 1건, 12월에 1건뿐이었다. 올 들어서는 한 건도 없다. 시세도 작년 11월보다 최대 6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올 들어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이 3개월 연속 급감했다. 대구·광주 등 그동안 주택 경기가 과열됐던 일부 지방에서는 거래량 감소 폭이 50~60%에 달해 '거래 절벽' 현상마저 보인다. 해석은 엇갈린다. 지난해 거래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만큼 '기저(基底) 효과'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규제, 공급 과잉 논란 등이 겹치면서 주택 시장이 경착륙(硬着陸)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광주 등 지방 매매 거래 위축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작년 12월을 시작으로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주택거래량은 7만7853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11만1869)보다 30.4% 급감했다.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기 시작한 건 작년 말부터다. 지난해 12월(-3.7%)을 시작으로 올 1월 -21%, 2월 -24%로 감소 폭이 커지더니 3월에는 -30%를 넘었다.
지방 대도시는 '거래 절벽'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1~3월 누적 기준으로 대구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9%, 광주광역시는 46.1%가 각각 줄었다. 수도권(-26.1%)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방에서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2월에는 그나마 가격이 저렴한 빌라나 원룸 거래는 좀 있었는데 3월 이후부터는 이마저도 끊겼다"며 "지방 도시는 대기업이라고 할 게 거의 없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 지역 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 주택 경기 위축, 경착륙 막아야"
전문가들은 지난해 주택 시장이 예외적으로 호황을 누렸던 만큼 올해는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연착륙(軟着陸)'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지난 4~5년간 조정기를 거치면서 신규 분양 물량이 특정 시기에 몰리지 않아 공급 과잉 우려가 적은 편이다. 서울의 경우 강남 개포지구 '래미안 블레스티지' 등 재건축 아파트가 청약에 성공하면서 주택 경기가 회복되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지방이다. 부동산리서치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작년 입주 물량이 1만4800여 가구였지만, 올해는 2만6500여 가구로 80% 정도 늘어난다. 광주광역시 역시 입주 물량이 작년 5700가구에서 올해 1만500가구로 82% 급증한다. 대전과 충남도 입주 물량이 각각 60%, 75% 증가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지방 도시의 경우 지난 2~3년 사이 대규모로 공급된 아파트의 입주가 올해부터 시작되면서 공급 과잉에 따른 충격을 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게다가 5월부터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지방에서도 실시되는 등 악재(惡材)도 남아 있다.
정부는 주택 시장 위기론에 대해 "시장에 개입할 방법이 없다.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손을 놓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에선 공급 과잉 논란이 있음에도 아직도 신규 분양이 몰리는 지역이 있다"며 "정부가 시장에 미시적 차원에서 연착륙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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