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아파트 35층 제한..반포·한남 개발사업 발목 잡히나

이승현 2015. 10. 2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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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 발표..경관 심의 강화망원·합정 등 10곳 개발 때 북한산·관악산 가리면 안돼"조망권 프리미엄 타격 불보듯" 정비사업 조합원 불만
△서울시가 한강변 아파트 층수를 최고 35층 이하로 묶고 ‘산 조망 관리’까지 강화하기로 하면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사업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 바라본 한강변 전경. [사진제공=삼성물산]
[이데일리 이승현 박태진 기자] “바로 옆 재건축 단지(신반포1차 아파트)는 최고 38층까지 허락해주고선 우리는 35층 이상은 안된다는 게 말이되나? 발표가 나자마자 조합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 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

서울시가 한강변 아파트 층수를 최고 35층 이하로 묶고 ‘산 조망 관리’까지 강화하기로 하면서 반포·한남·이촌·마포 등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강과 산 조망을 모두 충족하려면 아파트 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어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당장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통합 재건축 단지와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 등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서울시가 29일 발표한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서울 시내 아파트는 재건축·재개발 때 주요 산 전망을 가리지 않기 위해 경관 심의를 거쳐야 한다. 경관 심의는 기존에도 받았지만 이번엔 망원·합정·서강·마포 등을 ‘주요 산 자연조망 관리지역’을 선정하고 기준점으로 10곳을 지정했다. 예를 들어 서울 망원지구 내 아파트는 선유도 전망대를 기준점으로 배후 산인 북한산과 안산이 잘 보여야 한다. 반포지구에선 반포대교 북단에서 관악산과 현충원이 잘 보이게 경관 시뮬레이션을 거쳐야 한다.

경관 심의 강화는 재건축·재개발 등 재정비 사업시 규제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남뉴타운 3구역의 경우 최고 높이 113m로 정비사업계획을 신청했지만, 지난 4월 경관 심의에서 23m 낮은 90m로 건설하라고 주문하면서 사업계획을 새로 마련해 제출했다.

서울시는 또 이번 계획에 한강변 아파트 층수를 최고 35층(복합건물은 51층) 이하로 묶기로 확정 발표했다. 지난 2013년 ‘2030 도시기본계획’에 포함한 내용을 최종 확정한 것이다. 그동안 반포와 한남, 이촌 등 한강변 아파트 단지들은 꾸준히 높이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이번 발표로 수용 불가 입장을 확실히 밝힌 것이다. 이로 인해 앞으로 서울시내에서는 35층이 넘는 아파트가 나오긴 어려울 전망이다.

신반포통합 재건축(신반포3차·23차, 반포경남아파트, 우정에쉐르 1·2차) 사업을 추진 중인 강용덕 조합장(신반포3차 재건축 조합장)은 “이번 조치로 사업에 직격탄을 맞을까 걱정”이라며 “바로 옆 신반포1차가 38층으로 허가가 났는데 우리는 35층 이하로 지으라 하면 조합원 반발이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기부채납을 더 하고 38층을 지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더 협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지는 서울시에 용적률 299%를 적용해 지하 3층~지상 45층 아파트 20개동 3000여 가구를 짓겠다는 정비사업계획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이 단지는 최고층을 35층으로 10층 낮춰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파트 조합원들의 이러한 불만에 대해 “경관 조망이 좋아지고 한강변과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사업성은 좋아질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의견은 다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한강변 아파트는 조망권 프리미엄이 반영되기 때문에 모두 고층으로 재건축하려 하는데, 고도를 제한하면 개발사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재건축에 들어가는 신반포 통합 재건축 단지 등은 사업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조치로 한강변 고층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도시 공간 계획과 경관 보호 차원에선 한강변 관리가 필요하겠지만, 자치구별 랜드마크 사업은 발목을 잡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승현 (e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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