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같이 살라고요? 지금도 피하는데.."
[머니투데이 안산(경기)=송학주기자][[르포 - 행복주택 시범단지 '안산 고잔역'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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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표 행복주택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안산시 고잔역 전경./사진=송학주 기자 |
"고잔역에 대학생들이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것은 환영할 만하죠. 하지만 외국인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 환경이라면 문제가 많을 것 같은데요. 지금도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원곡동 일대는 아무도 가지 않습니다."
20일 경기 안산시 고잔동 일대에서 만난 서모(37)씨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고잔역 근처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서씨는 "새정부가 들어서고 '행복주택'이란 용어는 많이 들었지만 이 지역에 들어설지는 전혀 몰랐다"면서 "우리완 상관없는 얘기인줄 알았는데 시범단지로 선정됐다고 하니 기대가 크지만 불안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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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표 행복주택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안산시 고잔역 부근 공터./사진=송학주 기자 |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수도권 행복주택 시범사업지 7곳 가운데 한 곳인 안산 고잔지구는 지하철 4호선에 위치한 철도부지로, 4만8000㎡의 부지위에 1500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안산은 외국인 거주비율 1위 도시이며 인근 3~4km에는 서울예술대학교와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가 자리해 외국인과 젊은 계층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단지로 만든다는 게 국토부의 구상.
하지만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주민 상당수는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고잔역에서 만난 송모(32)씨는 "행복주택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외국인과 내국인이 같이 사는 단지를 만든다는 게 실현 가능할지 궁금하다"며 "특히 안산은 인도와 동남아인들이 많아 주민들이 꺼려한다"고 밝혔다.
◇"짓는 건 가능한데 외국인과 같이 살라면..."
고잔역 주변은 철로 옆으로 너른 공터가 위치, 행복주택 건설지로는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빈 공터는 현재 지하철 주차장과 공영주차장으로 사용 중이며 한쪽에서 인부들이 배추 모종을 심고 있었다.
이를 감안하면 정부의 구상대로 철도 부지를 활용, 싼값에 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이란 게 지역 부동산 중개업계의 의견이다. 고잔동 인근 M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안산 대부분의 역들은 주변에 공터가 넓게 있어 활용이 쉽다"며 "고잔역 부근은 안산 중에서도 새롭게 신도시로 개발되고 있는 곳이니만큼 수요는 넘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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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표 행복주택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안산시 고잔역 부근 공터를 활용해 채소 모종을 심고 있다./사진=송학주 기자 |
하지만 행복주택이 100% 임대주택이며 공급물량의 60%를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주거취약 계층에 우선 공급키로 했다는 얘기를 전하자 공인중개사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특히 안산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다문화 소통지구'로 만들 계획이라고 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고잔역 인근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안산역 주변 원곡동 일대를 가보면 알겠지만 외국인 노동자 집단 거주지로 내국인은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다"며 "심지어 원곡동에 살아도 외국인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한 정거장 전에 내려 다른 길로 걸어서 집에 갈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내국인이 모여 사는 집단 거주지를 만든다는 건 위험한 발상이란 의견이 많았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차라리 외국인만을 위한 단지를 구성하던지, 아니면 내·외국인을 따로 구별해 살 수 있는 단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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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표 행복주택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안산시 고잔역 행복주택 조감도./자료제공=국토교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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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산(경기)=송학주기자 hak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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