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경보…수도권 경매주택 42% 전세금 날려

매일경제

2009년 서울 송파구 가락동 전용면적 103㎡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간 윤 모씨는 전세보증금 1억4000만원을 몽땅 날릴 처지에 놓였다.

집주인이 은행 대출금 이자를 계속 연체하면서 집이 경매에 넘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감정가 5억5000만원에 경매로 나온 아파트는 한 번 유찰돼 지난해 12월 4억5510만원에 팔렸다. 경매비용 290만원을 제외한 전액은 은행 등 금융권으로 들어가 윤씨는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함에 따라 은행 빚을 갚으면 한 푼도 남지 않는 깡통주택이 늘면서 세입자 전세보증금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23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작년 서울 경기 인천 등에서 경매로 팔린 주택 1만3694건 가운데 42%인 5804건에서 세입자가 전세금이나 월세보증금 등 임차보증금 전부 혹은 일부를 떼인 것으로 집계됐다.

집값 하락으로 경매주택 가운데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억울한 세입자가 10가구 중 4가구에 달하는 셈이다. 그동안 하우스푸어가 속출하면서 '깡통전세' 위험론이 간간이 제기됐지만 이처럼 구체적인 통계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특히 아직 배당 결과가 나오지 않은 지난해 11~12월 경매 물량까지 감안하면 임차보증금을 떼인 건수는 1000건 이상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로 경매물건은 점차 늘고 있는 데 비해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하락하는 추세여서 세입자들 불안감은 점차 심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집주인 선순위 대출금과 전세금을 합한 금액이 집값 대비 70%를 웃돌 때는 신규 전세 계약이나 만기 연장 때 예전보다 훨씬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보증금이 날아가는 소위 '깡통전세'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대출금 규모가 전셋집을 고르는 1순위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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