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 소급 방침에 "여전히 불안"

아시아경제

밤잠 설친 정모씨 "500만원 더 내면 억울하죠"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에 들어선 새 아파트 입주 예정자 정모(55)씨. 입주를 늦춰야 했던 그는 요즘 억울한 마음에 밤잠을 설쳤다.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12월 입주해 500만원의 취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집주인이 2억9000만원의 전세금을 빼주지 못해 잔금을 미처 치르지 못했다. 취득세 감면조치가 종료된 영향이다. 다행히 국회가 취득세 감면을 부활시키고 1월부터 소급적용해주는 것을 검토하겠다지만 내심 불안하다.

#같은 아파트 입주 예정자 김모(52)씨는 자신이 소유한 집이 장기간 팔리지 않아 잔금을 기한 내 마련하지 못한 경우다. 어쩔 수없이 해를 넘겼는데 취득세 감면 혜택이 사라지자 집을 사려는 문의조차 없다는 말에 낙담하고 있다. 기한 내 입주를 위해 은행 대출을 추가로 받아야 하는 입장이어서 속만 끓이는 중이다.

취득세 감면 혜택이 끊기며 입주 예정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해진 기간 안에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취득세 감면 기간을 놓친 입주 예정자들이 많다. 취득세 감면이 중단되며 집이 팔리지 않는 탓에 잔금을 마련할 길이 더 없어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입주한 아파트는 총 1만1881가구다. 12월에는 3만106가구에 이른다.

이들 아파트 단지는 올 1월이나 2월까지 잔금을 치르고 입주를 모두 마쳐야 한다. 보통 자금을 여유 있게 마련한 사람들은 취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는 12월에 입주를 서둘러 마쳤다. 이에 일반 샐러리맨의 월급을 웃도는 액수의 금액을 아꼈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남양주 '별내한화꿈에그린더스타'에 입주한 신모(37)씨는 500만원가량을 절약했다.

문제는 정씨와 김씨처럼 입주를 취득세 감면 기간에 맞춰 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각자 사정이 있지만 돈을 구하지 못해 난처해진 사람들이 국가의 세금 감면 혜택마저 보지 못하게 된 셈이다.

김모씨는 취득세 감면이 끝나고 '거래 공백'이 오자 더 막막해진 사례다. 안 그래도 팔리지 않던 집인데 매매 가능성이 더욱 작아졌다.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세제 혜택이 없어지면서 그나마 있던 문의도 뚝 끊겼다"며 "취득세 감면 등 규제 완화가 시행되기 전까지 이런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집이 팔리지 않는 이상 김씨는 입주를 위해 또 다시 금융권의 신세를 져야 할 판이다.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받지 못해 입주가 지연되고 있는 정씨는 "주위에 이런 저런 사연으로 입주를 못하고 세금 감면도 못 받을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어떤 이는 세금 감면을 받기 위해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다주택자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추가 이자를 내면서라도 취득세가 다시 감면되기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기대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취득세 감면 시행 연장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회에서도 여야 모두 취득세 감면 연장 관련법 개정을 전향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관건은 소급 여부다. 입주자들은 잔금 기한 때문에 1월이나 2월에 입주를 마쳐야 하지만 새누리당이 낸 취득세 감면 법안은 각종 절차 등을 거치고 빨라야 2월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세를 걱정하는 민주당과의 협상도 남아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취득세 감면이 재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여태까지 소급적용이 된 사례는 거의 없어서 아직도 불투명한 측면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형평성 문제 등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