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SH공사는 최근 은평뉴타운 미분양 물량의 절반 정도를 해결했다고 발표했지만 계약분의 90%이상은 '분양 조건부 전세'여서 '빈집 채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SH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0~29일 열흘간 미분양 물량 615가구에 대한 분양 접수를 받은 결과 277가구가 계약을 마쳤다. 이 가운데 90%가 넘는 253가구가 최대 4년까지 전세로 산 뒤 분양 전환하는 '분양 조건부 전세'였고, 최초분양가보다 최대 2억2258만원이 할인되는 '일시납 분양'은 24가구에 불과하다.
분양 조건부 전세는 분양 의무가 없는 사실상 4년짜리 전세 아파트다. 전세기간이 끝난 뒤 분양을 받지 않아도 위약금이 없다.
일시납 분양 조건으로 계약된 가구는 전체 미분양 물량 615가구의 3.9%에 불과하다. 이 역시 분양 첫날인 지난 20일 하루 동안 계약 된 물량으로 이후로는 단 한건의 일시납 분양 계약도 이뤄지지 않았다.
은평뉴타운 현장분양사무소 측은 "계약 첫날 층과 향(向)이 좋은 물량이 일시금 분양으로 전부 빠져버려 이후로는 전세 조건으로만 계약자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1~9일 은평뉴타운에 현장 시장실까지 운영하며 선납할인과 평면개선비, 발코니 확장비 등을 포함해 최대 2억원 넘게 집값을 깎아주는 할인 분양을 미분양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특히 분양 조건부 전세의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전세기간(2년)이 지난 후 아파트를 분양 받지 않으면 2000만원이 넘는 위약금을 물어야 했던 것을 전세기간 4년 보장, 위약금 면제로 바꾼 것이다.
은평뉴타운 입주민들과 인근 주민들은 "실제 미분양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전세 입주자만 들어오는데, '2억원 할인'만 요란하게 광고해 집값만 더 떨어지게 됐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인근 일산지역에서는 은평뉴타운 할인 조건에 맞춰 분양가를 30% 낮춰주는 미분양 아파트까지 등장했다.
SH공사 관계자는 "미분양 해결을 위해서는 일단 빈집에 전세 입주자라도 들어오는게 중요하다"며 "빈집이 들어차면 인근 상가도 활성화 돼 설령 2~4년 뒤 전세 입주자가 떠나더라도 추가 분양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희동 (easts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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