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여건 개선 호재…"이젠 옛날 얘기"

한국경제

지하철 뚫렸는데도 집값은 '제자리'…전셋값만 '들썩'

12월1일 개통 분당선 기흥~망포

경의선 공덕~상암DMC '조용'

"지하철이 뚫리는데 아파트 매매가격은 오히려 1000만~2000만원 떨어졌어요." (용인 상갈동 D부동산 대표)

교통여건 개선 호재 가운데 단연 최고로 꼽히는 지하철 개통을 하루 앞둔 30일, 용인·수원 등 경기 남부권 중개업소는 썰렁했다. 전셋집을 찾는 신혼부부들의 문의만 간간이 있을 뿐 주택구입 관련 전화는 없었다. 서울 강남권을 관통하는 지하철 9호선이 2009년 7월 개통된 뒤 강남 접근이 수월해지면서 방화·가양동 등 강서권 일대 집값이 들썩였던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교통여건이 개선된 곳에 전셋집을 얻으려는 수요가 몰리는 바람에 전세시장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하철 개통 이전에 이미 집값이 상당히 올라있는데다, 주택시장 침체로 추가상승 기대감이 사라진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분당선 연장 개통…수원~강남 50분대

분당선 연장선(오리~수원·52㎞) 노선 가운데 기흥~망포(7.4㎞) 구간이 1일 개통된다. 신설역은 상갈역·청명역·영통역·망포역 등 네 곳이다. 그동안 분당선 연장선 남쪽 노선은 기흥역까지만 연결돼 수원에서 서울 강남권으로 가려면 한 시간 이상 광역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몇 차례 갈아타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 개통된 분당선을 이용하면 망포에서 강남역까지 50분이면 닿는다. 왕십리까지도 환승할 필요없이 한 번에 갈 수 있다.

이처럼 교통여건이 개선되는 데도 역세권 주택시장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여름 3억1000만~3억2000만원에 거래되던 상갈 대우·현대아파트 101㎡형은 현재 2억9000만원으로 되레 2000만~3000만원이 떨어졌다. 전셋값만 보합세(1억7000만~1억8000만원)가 유지되고 있다. 전셋집 찾는 사람들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얘기다. 전철 개통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수원 영통과 신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망포역 인근 방죽부동산 대표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들도 지하철 개통 호재가 무색할 정도로 집값이 맥을 못춘다"며 "올 들어 상승은커녕 10~20%씩 하락했고, 지난달부터는 거래 자체가 끊겼다"고 말했다.

◆경의선 연장구역, 남가좌·신수동 '잠잠'

경의선 용산~문산(48.6㎞) 노선 가운데 공덕~디지털미디어시티(6.1㎞) 구간도 이달 15일 개통된다. 가좌역·홍대입구역·서강역·공덕역 등 4개 역이 신설된다. 경의선이 서울지하철 5·6호선 환승역인 공덕역과 2호선·공항철도 환승역인 홍대입구역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현재는 문산에서 공덕역까지 오려면 공항철도 환승 등으로 1시간10분 이상 걸렸다. 하지만 앞으로는 50분 안팎으로 단축된다. 남가좌동 삼성래미안2차 84㎡형 전셋값은 2억2000만~2억3000만원대로 여름보다 500만~1000만원 올랐다. 3억6000만원 선인 매매가격은 몇 달째 그대로다. 신규 전세수요는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가재울 래미안 e편한세상'에 몰리고 있다.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새 아파트여서 전세물량이 풍부해서다.

신설역인 서강역 인근 신수동과 공덕동 일대도 매매가는 변동 없고, 전세금만 소폭 올랐다. 신수동 삼익 80㎡형 전세가격은 2억3000만원, 신공덕동 브라운스톤공덕 81㎡형은 2억7000만원 안팎으로 하반기 들어서면서 5~10% 상승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하철 건설 관련 집값은 보통 착공발표 때와 개통 전후에 한 번씩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오르는 게 관행이었는데, 요즘은 부동산시장 장기침체와 주택공급 증가 등의 여파로 '집값 상승 재료'로서의 가치가 거의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김보형/정소람 기자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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