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15% 더 떨어져야.. 집 사도 임대수익 손해 안 본다"
서울 시내 아파트의 적정 가격은 얼마일까.
"지금 시세보다 15% 이상 떨어져야 집을 사도 손해를 안 본다"는 분석이 나왔다. KDB대우증권은 7일 보고서를 통해 서울 아파트 가격은 평균 15% 내외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자산가들이 임대목적으로 집을 사는 것을 전제로 했다. 또 세후 최소 임대수익률은 세후 예금금리 수준인 3.13%보다 높은 것으로 가정했다. 보고서는 이를 충족시키려면 서울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지금보다 평균 16.5% 추가 하락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서울 소재 105㎡(32평) 아파트의 가격은 매매 하한가 기준으로 평균 5억1000만원이지만 집을 살 때 은행에 돈을 빌리지 않고 최소 수익률을 달성하려면 적정 가격은 4억7156만원으로 뚝 떨어진다. 이는 5억1000만원보다 적어도 7.5%가량 집값이 떨어져야 집을 사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파트 가격의 50%를 은행에서 빌려 집을 산다면 적정 가격은 이보다 크게 떨어진다. 은행 대출이자(연 1183만원, 30년 4.64% 기준)와 각종 취득·등록세, 중개수수료를 감안하면 지금보다 적어도 25.5%나 낮은 3억7990만원에 집을 구매해야 손해를 안 본다.보고서는 전세보증금을 올려주더라도 빚을 내 아파트를 사서 대출금 이자를 내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매매가격이 5억1000만원짜리 아파트에 2억5500만원을 주고 전세를 살고 있다고 가정할 때, 전세금이 20%(5100만원) 오르면 은행 이자로 연 265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2억5500만원을 빌려서 아예 집을 살 경우 대출이자를 포함한 추가 비용은 연 1289만원으로 뛴다.
보고서는 전세 세입자의 경우 현재 매매가격에서 9% 추가 하락한 4억6410만원은 돼야 주택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월세 세입자의 아파트 적정 가격은 이보다 훨씬 낮아, 4억1663만원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고,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내 집에 대한 애착이 크기 때문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뒷받침되면 10% 내외의 완만한 조정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송흥익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세후 임대수익률은 3.9% 내외로 다른 글로벌 도시들에 비해 높기 때문에 한국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10% 이상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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