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재단, "라이스 회고록, 사실 왜곡" 반박
[머니투데이 정혜윤인턴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호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2007년 9월 7일) ⓒ노무현 재단 캡처 |
콘돌리사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자신의 회고록에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뭐라 잘라 말하기 힘든' 지도자라고 평한데 지난 3일 노무현 재단이 논평을 통해 유감을 표했다.
노무현 재단은 라이스 전 장관 회고록에서 언급한 지난 2007년 한미 정상회담 직후 언론 회동 일화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재단에 따르면 당시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새로운 안보체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는데 미국 측 통역사가 '새로운 안보체제'라는 말을 빠뜨렸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해 다시 말해줄 것을 요청했다. 재단 측은 "노 전 대통령으로선 가장 중요한 부분이 누락됐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은 "부시 대통령이 일시 당황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미국 측 통역 실수로 빚어진 일이며 당시 백악관 홈페이지 보도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그 장면을 두고 회고록에 "상황이 얼마나 기이했는지 그는 모르는 것 같았다"면서 "이후 나는 솔직히 한국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재단은 "매우 무례한 폄하 발언"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그 발언이 한반도의 장래에 미칠 의미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중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라이스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과 만난 후 "노 전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며 반미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고 회고했다. 이에 재단 측은 "완전한 사실 왜곡"이라며 지난 2004년 라이스 전 장관과 노 전 대통령이 나눈 대화를 인용하며 반박했다.
재단은 "노 전 대통령과 라이스 전 장관의 면담은 허심탄회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한국의 대통령이 미·중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 자체가 탐탁치 않았거나 미·중관계가 좋게 발전하기를 희망하는 바람이 라이스 전 장관의 일방주의 사고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냐"며 비판했다.
재단은 "미국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느낌과 인상만을 기초로 동맹국 지도자를 폄하할 권리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 지 매우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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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윤인턴기자 hihye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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