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포기생까지 다 합치니.. 청년실업률 16.7%

박유연 기자 2011. 11. 23.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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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사립대를 졸업한 김민선(26·가명)씨는 요즘 내리 맞선을 보고 있다. 하지만 성과가 별로 없다. 김씨는 "맞선 상대들이 맘에 들어하다가도 직업이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 슬그머니 물러선다"며 "직장을 구하지 못해 시집이라도 빨리 가려는데 맘처럼 잘 안 된다"고 푸념했다. 이런 김씨는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공식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려면 이력서를 넣는 등 구직 활동을 해야 하는데, 취업이 안 돼 아예 포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는 누가 불러만 준다면 언제든 일할 준비가 돼 있다.

정부가 집계한 지난해 3분기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15~29세)은 7.6%였지만, 이 기간에 실제 청년 실업률은 16.7%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 6명 중 1명꼴로 취업이 안 돼 고통받고 있다는 의미다.

◇실질 청년 실업률 6년 만에 4.5%포인트 높아져

22일 통계청이 주최한 '마이크로 데이터 이용자 콘퍼런스'에서 박명수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발표한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2004년 7.5%에서 2010년 7.6%로 0.1%포인트 높아졌지만 실질 청년 실업률은 같은 기간 12.2%에서 16.7%로 4.5%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실업자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는 청년, 즉 학원 등을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자나, 오랫동안 취업이 안 돼 자포자기한 구직 단념자까지를 포함해서 실질 청년 실업률을 추산한 결과다. 일자리를 구하려고 해도 취업이 잘 안 되니까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장수 취업 준비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위원은 "청년층 가운데 취업 준비자와 구직 단념자를 합한 숫자는 2004년 32만7000명에서 2010년에는 46만6000명으로 42.5% 증가했다"면서 "현재 통계는 이 같은 애로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점은 국제 비교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의 공식적인 청년 실업률 통계는 무척 좋은 편에 속하지만 청년 고용률(전체 청년 가운데 얼마나 일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은 최하위권이다. 2010년 기준으로 15~24세의 청년 고용률은 23.8%로, OECD 평균(43.2%)에 훨씬 못 미친다. OECD 국가 가운데 헝가리(20.0%) 다음으로 나쁘다. 병역의무나 높은 대학 진학률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

◇기관별로 실질 실업률 통계도 제각각

이처럼 정부의 공식 실업률에 허점이 많아, 각계에서는 자체적인 통계를 작성하고 있다. 하지만 통일된 기준이 없어 한계가 많다.

공식 실업자 외에 각 기관이 실질 실업자 범주에 포함하는 계층은 ▲취업 준비자 ▲쉬었음(육아·가사·질병 등 특별한 사유 없이 쉰 사람) ▲불완전 취업자(현재 급여로 생계 유지가 어려워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 ▲구직 단념자(취업이 안 돼 포기한 사람) ▲한계 근로자(원하면 취업할 수 있지만 안 하는 사람) ▲비경제활동인구(일하지도 구직 활동을 하지도 않는 사람) 중 취업 의사가 있는 사람 등이다. 각 기관은 이 가운데 몇몇 계층을 골라 실질 실업률을 추산한다. 그 바람에 실질 실업률 통계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통일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형 KDI(한국개발연구원) 전문위원은 "통계는 통계를 활용하는 기관과 작성하는 기관이 협의해 정확한 기준을 세운 뒤 정확한 집계를 할 때 의미가 있다"며 "현재 민간에서 추정하는 실질 실업률 통계에도 한계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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