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자영업자 300만명 처음 넘어섰는데.. 포화업종 벌떼창업, 자영업 대란 우려

2011. 11. 18.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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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지난해 서울 영등포구에 식당을 열었던 정모 씨(57)는 최근 식당을 정리했다. 2005년 중령으로 제대한 뒤 2년간 중소기업 간부로 일하며 모아둔 노후자금 가운데 5000만 원도 사라졌다. 그나마 매월 나오는 연금이 있는 그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은행 빚을 얻어 그와 함께 창업에 나섰던 50대 동료는 창업 실패로 자녀마저 대학을 휴학하고 돈벌이에 나섰다.

정 씨는 "생활비에 자식 교육비까지, 돈 들어갈 곳이 많은 나이에 은퇴하다 보니 '식당 하면 망한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지만 별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가 3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들이 마땅한 재취업 자리를 찾지 못해 식당과 편의점, PC방 등 영세 자영업 창업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생계형 창업'이 늘면서 2000년대 중반 '자영업 대란(大亂)'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만9000명 증가한 310만3000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는 올 3월 이후 꾸준히 10만 명 이상 늘어나 9월에는 19만2000명이 증가했다. 취업난으로 올 8월부터 20대 후반 자영업자가 소폭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자영업자가 늘어난 연령층은 50대 이상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2006년 5월 이래 줄곧 감소했던 전체 자영업자 수도 8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10월에는 10만7000명이 늘어났다.

50대 이상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인구가 많은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 후 제2의 일자리를 자영업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50세 이상 인구는 2001년 10월 997만5000명에서 지난달 1520만3000명으로 522만8000명(52.4%) 늘었다.

문제는 최근 50세 이상의 자영업 창업이 외환위기 직후와 닮은꼴이라는 점이다. 외환위기 직후 구조조정으로 일자리에서 밀려난 이들이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등 생계형 영세 자영업에 몰렸던 것처럼 최근 50대 이상의 창업도 같은 직종에 쏠리고 있다.

실제로 50, 60대 음식·숙박업 창업자는 7월 3000명 늘어난 뒤 증가세를 이어가 10월에는 2만1000명이 늘었다. 도소매업 역시 2월 6000명이 증가한 뒤 계속 늘어나 9월에는 6만2000명, 10월에는 4만3000명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음식·숙박업 등 영세 자영업종 대부분이 이미 포화상태여서 '생계형 창업'은 여간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사라진 7만7000개의 자영업 일자리 가운데 77%인 5만9000개가 5인 미만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에 집중돼 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들이 한 해 수십만 명씩 폐업했던 2000년대 중반 '자영업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50대 이상 고령층은 재취업길이 제한돼 있는 만큼 창업 실패는 고령 빈곤층 증가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황수경 연구위원은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이미 27%에 달해 미국(7%), 일본(9%)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영세 자영업의 출혈경쟁이 계속되면 자영업 붕괴가 또다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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