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더 뽑는다지만 '고용 확대는 착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의 간담회 때 "올해 30대 그룹이 지난해보다 12.7% 늘어난 12만4000명의 신규 인력을 뽑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채용계획을 보면 올 대졸 취업자들의 취업난은 별 문제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실제 취업 현실은 어떨까.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국내 429개 상장사의 하반기 대졸 신입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는 정반대다. 올 신규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3.3%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왜 이같이 속다르고 겉다른 결과가 나왔을까.
대기업 172곳은 하반기에 1만8831명의 대졸 신입을 채용한다. 지난해 하반기(1만8040명)보다 4.4% 늘어난 수치다. 신규 인력 수요가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대기업들이 이 대통령의 공생발전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채용 규모를 늘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중견·중소기업의 채용시장이다. 이번 조사를 보면 하반기에 새로 사람을 뽑겠다고 확정한 중견·중소기업 비율은 각 60.5%와 40%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예정된 채용 규모도 크게 줄었다. 중견기업 130곳의 하반기 신규 선발 인원은 총 2472명이다. 지난해 하반기(3717명)보다 33.5%나 줄었다. 중소기업도 사정이 비슷하다. 125곳이 총 1254명을 뽑아 지난해(1579명)보다 20.6% 감소했다.
손필훈 고용노동부 노동시장분석과장은 "국내 일자리 비중을 감안하면 대기업의 고용 증가가 전체적 취업 시장에서 유의미한 숫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노동부가 올 7월 발표한 사업체노동력조사를 보면 300인 미만의 업체에서 83.1%의 인력이 일하고 있다. 300인 이상 대기업 비중은 16.9%에 불과하다.
대기업이 앞다퉈 채용 규모를 늘린다고 해도 취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온기가 돌지 않는 착시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대기업은 청년실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고용을 늘리고 있으나 중소기업은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신규 고용을 꺼리고 있다"며 "지난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로 이미 인력을 뽑은 기저효과도 채용을 줄인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대기업 중심의 취업 정보는 구직자들의 선호도와 관련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기업만 취업하기 원하는 분위기가 정보의 양극화도 불렀다는 것이다.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노사인력팀장은 "대졸 공채든 고졸이든 대기업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중견·중소기업의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많지만 청년층이 원하지 않아 체감 구직률이 낮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손필훈 과장은 "대기업 입장에서는 인력 초과 공급 상태이기 때문에 구직자들의 체감 채용률은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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