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장의 '황당한 승진' 하소연

이영규 2009. 6. 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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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800만원 삭감..차장으로 돌아갈래"기쁨도 잠시..성과급 줄어 오히려 깎여성과 중심 '인센티브' 중간간부 기피현상A그룹 박모 부장(44). 박 부장은 올초 정기인사에서 부장 승진의 행운을 거머쥐었다.월급쟁이 입장에서 승진은 '신분상승'이라는 상징적 의미외에도 '연봉'이 덤으로 따라온다. 하지만 박 부장은 이번 승진이 달갑지만은 않다. 직급은 차장에서 부장으로 올랐지만, 연봉은 차장때보다 800만원 이상 깎였기 때문이다. 박 부장의 연봉이 줄어든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박 부장은 차장 기본급에 성과급, 그리고 인사고과 평점 등을 합한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박 부장은 승진에도 불구하고 기본급에 성과급 기본등급(C등급)을 합친 금액을 연봉으로 책정 받았다.이러다보니 박 부장의 올해 연봉은 지난해 차장때보다 800만원이나 줄었다. 박 부장은 회사측에 민원을 냈고, 회사는 부족분 800만원을 성과급 형태로 박 부장에게 돌려주기로 했다.이로써 박부장의 연봉은 지난해 차장때 연봉과 같아졌지만, 부장과 차장 직급을 감안하면 급여는 줄어든 셈이다. 그는 "매달 나가는 돈이 뻔한데 연봉이 800만원이나 줄어든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태산같았다"며 "다행히 회사측에서 보전해주기로 해 애들 학원은 줄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근 대기업들이 성과중심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도입하면서 박 부장처럼 불합리한 연봉체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중간간부들이 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B그룹 관계자는 "대리에서 과장, 과장에서 차장이 될 때는 고과를 잘 받아도 연봉 역전이 이뤄지지 않지만 차장에서 부장이 될때는 연봉이 역전되는 경우가 있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말했다. 기업에서 '별'(임원)을 달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졌던 부장.지금 부장직급이 불합리한 연봉체계로 중간간부들의 기피 직급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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