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타기 '정ㅋ벅ㅋ'한 남자에게 박수를

함정선 2009. 4. 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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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세상에 '정ㅋ벅ㅋ자'가 떴다.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 하셨다면 일단 자음 'ㅋ'부터 없애보자. '정벅'이라는 단어, 낯익지 않은가. 그렇다. 바로 '정복'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정복했길래 정복자가 떴다는 것일까. '정ㅋ벅ㅋ자'가 정복한 것은 나라도, 산도 아닌 놀이공원이다. 놀이동산을 '정벅'한 그는 몇 장의 사진으로 단숨에 인터넷을 도배해버렸다.

이 전설같은 이야기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서 비롯됐다. '당근매니아'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 대학생이 홀로 놀이공원에 다녀온 사진과 글을 올린 것이 단초가 됐다. 이 남학생은 본인이 혼자서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탄 이야기를 올리며 이를 '정ㅋ벅ㅋ'했다고 표현했다.

흔히 연인과 가족들이 함께 놀러가는 곳으로 인식되는 놀이공원을 혼자 돌아다니며 느꼈던 쑥쓰러움을 유머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네티즌들의 눈길을 특별히 끌었던 것은 바로 혼자서 '씩씩하게' 낙타를 탔다는 점이다.

게다가 당근매니아는 놀이공원 직원에게 부탁해 찍은 낙타 위에 올라 탄 자신의 사진을 디시인사이드에 올렸다. 이 사진과 글은 많은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남학생이 홀로 놀이공원에 갔다는 점과 수첩 하나에 '정ㅋ벅ㅋ'이라는 단어를 써 놓고 놀이기구를 하나 탈 때마다 옆에다 놀이기구 이름을 써놓는 위트에 박수를 보냈다. 더욱이 일행도 없이 낙타를 타 '용감하다'는 평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당근매니아의 낙타타기 사진에 감명받은 뭇 네티즌들이 이를 이용해 수많은 합성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당근매니아가 갑자기 합성사진의 중심인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평범한 한 네티즌이 졸지에 유명인과 같은 반열에 오른 셈이다.

네티즌들이 만든 합성사진을 들여다보면 낙타를 탄 당근매니아는 십자군 원정대 그림에 합성되고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합성됐으며 여러 게임 스크린샷에도 합성돼 여러 세계와 게임 속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심지어는 팝아트와 퍼즐, 뉴스로 합성되며 문화 아이콘으로까지 급부상했다.

이같은 합성사진을 중심으로 당근매니아는 블로그 사이트 등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해 지금은 더 넓은 인터넷 세상을 향해 낙타몰이를 하고 있다. 인터넷 스타가 되고 싶다거나 합성사진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정ㅋ벅ㅋ'를 한번 닮아보자.

함정선 기자 mint@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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