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문 아는 만큼 넓어진다

2011. 9. 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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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하반기 채용시장 5대 트렌드

① 대기업·고졸 채용 확대

② 공기업·외국계는 감소

③ 외국어, 말하기 중요시

④ 중국어 우대기업 늘어

⑤ 스펙보다 면접이 대세

2011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일정도 이제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이미 모든 채용절차를 끝마친 기업들도 있지만, 아직 채용절차가 한창 진행중이거나 10월 들어 본격적으로 채용절차를 시작하는 곳도 많다.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선 몇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시대 흐름을 반영하듯,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에서도 변화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 올해 채용에서 나타난 특징들은 무엇일까? 또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한겨레>가 2011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중간점검을 겸해, 최근 들어 뚜렷해지고 있는 기업들의 채용 및 인재경영 트렌드를 짚어봤다.

■ 대기업은 늘고 공기업·외국계는 줄어

올해 채용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특징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채용 인원을 늘렸다는 점이다. 정부가 기업들로 하여금 일자리를 늘리도록 사실상 '압박'하고 나선데다, 기업들도 사회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올해 하반기 정확한 채용 규모를 응답한 1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하반기 전체 채용인원은 모두 4만4796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인원 4만1720명보다 7.4%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해는 기업들이 앞다퉈 고졸 채용에 나선 것도 눈에 띈다. 고졸 채용 인원을 밝힌 그룹은 모두 13곳으로, 이들의 고졸 채용 인원은 모두 1만4214명이다.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19.2%나 많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고졸 채용을 지난해 하반기 320명에서 올해는 357명으로 늘렸다. 에스케이(SK) 및 두산그룹도 각각 500명에서 600명, 700명에서 1000명으로 고졸 채용을 확대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선도적으로 고졸 채용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은행 등 금융권에서도 고졸 채용 바람은 거세게 불었다.

이에 반해 공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채용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잡코리아가 공기업 49개사를 대상으로 채용 계획을 조사해보니, 하반기 채용계획을 밝힌 곳은 13개사 53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 규모(1046명)보다 48.6%나 줄어든 수치다. 외국계 기업 54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올해 하반기에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겠다고 답한 기업은 19곳에 그쳤다. 채용 예정 인원 역시 지난해 하반기 408명보다 24.5% 줄어든 308명으로 집계됐다.

■ 외국어 말하기 중시…제2외국어 우대도

외국어 능력은 예나 지금이나 채용에 이르는 중요한 관문이지만, 올해 채용에선 특히 말하기 능력의 비중이 높아진 게 특징이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채용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에서 토익 시험 퇴조 현상이 뚜렷해졌다. 대신 토익 스피킹이나 오픽처럼 말하기 능력의 비중을 높이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삼성그룹은 계열사 및 직무별로 지원 가능한 영어 말하기 시험 등급 수준을 세분화했고, 포스코와 두산그룹, 케이티(KT) 등도 영어 말하기 시험 성적을 기본 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설령 영어 말하기 시험 성적을 자격요건으로 두지 않더라도, 별도의 영어 면접을 통해 말하기 능력을 측정하는 경우가 많다. 취업포털 잡코리아 관계자는 "토익 필기시험은 이제 너무 많은 지원자를 걸러내는 정도의 기능밖에 못한다"고 말했다.

제2외국어 능력자 우대 바람도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어 능력자를 우대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 삼성그룹이 올해부터 중국어 가능자를 우대하기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금호아시아나그룹, 에스케이그룹, 하이닉스반도체, 에스티엑스(STX)그룹이 채용과정에서 중국어 가능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 인재경영 철학은 면접과정에서부터 반영

기업들마다 독특한 인재경영 철학을 뿌리내리려는 흐름이 강해진 것도 최근의 분위기다. 기업들이 채용과정에서 면접의 비중을 갈수록 높이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한마디로, 겉으로 드러난 스펙보다는 지원자 개개인의 됨됨이와 품성, 창의성, 잠재력 등을 더 중요하게 여기겠다는 얘기다.

이런 흐름을 타고 크고 작은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씨제이(CJ)그룹은 2002년부터 도입해 시행했던 역량면접을 올해 하반기 공채부터 폐지했다. 역량면접이란 지원자의 과거 행동을 이야기하도록 해 지원자의 역량을 파악하는 구조화된 면접 방식이다. 하지만 시행 9년째를 맞으면서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구직자들 사이에 주요 질문과 모범 답안이 나돌 정도였기 때문이다. 씨제이는 대신 개인과 그룹별 과제를 주고 면접관이 4시간 동안 관찰하는 복잡한 방식으로 인재 평가에 나서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하반기부터 인성면접이 주된 방식인 실무면접을 대폭 강화했다. 일대다 면접을 도입하고, 기존 자기소개 위주이던 프레젠테이션 역시 시사·전공 분야를 추가했다. 한화그룹도 프레젠테이션 면접 및 어학테스트, 블라인드 면접 등을 계열사별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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