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대기업.. 지방大 우대 채용 확산
울산(蔚山)광역시에 본사가 있는 세계 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 사원 공채(公採) 합격자 470명 가운데 지방대 출신이 240명(52%)을 넘었다. 지방대 출신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은 정확히 50%를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지방대 출신 비율이 높아진 것은 이 회사가 지난해부터 대졸 신입 사원 공채 때 비(非)수도권 대학 출신을 우대하는 지방대 채용 우대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헌성 상무는 "울산을 비롯한 영남권의 대학 출신도 우대 대상에서 제외했다"면서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인재를 골고루 뽑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10대 그룹의 신입 사원 공채에서 지방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공채에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학 출신이 우대될 것"이라는 사회적 통념(通念)과 달리 주요 그룹은 오히려 지방대 출신 채용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속속 도입 중이다. 지방대 출신이 성실성과 충성도 면에서 낫다는 경험칙(經驗則)이 작용한 결과다. 특히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에서 지방대 출신 채용을 크게 늘리는 추세다.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대졸 합격자 2000여명 가운데 지방대 출신이 35%인 700여명에 달했다. 필기·면접 성적대로라면 지방대 합격자 비율이 27%에 그쳐야 하지만 '지방대 출신의 업무 성과가 좋다'는 것을 파악한 그룹 인사 부서의 지방대 출신 우선 채용 방침에 따라 지방대 출신 비율을 35%까지 끌어올렸다. 포스코·LG화학 등도 올 상반기 지방대 합격자 비율이 40% 안팎에 달하고 있다.
대기업이 이처럼 지방대 출신 채용을 늘리는 것은 성실하면서 지방 근무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 원기찬 인사팀장(부사장)은 "이제는 지방대 출신이 아니면 채용 때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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