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폭탄'.. 체납 속출

2009. 3. 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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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인상에 껐다켰다그래도 작년보다 3만원초과아껴도 아껴도 헛수고그나마 겨울 일찍가서 다행

"아낀다고 아꼈는데 15만원씩이나 나오니…."서울 당산동 주부 한모(47) 씨는 이번 겨울 아파트 관리비 청구서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지난해 말 아파트관리 사무소 측으로부터 난방비가 인상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서는 겨우내 보일러를 '껐다 켰다' 반복하며 아껴온 터였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집이 썰렁하다"며 짜증을 낼 때면 남편이 아들에게 내복을 입히기도 했다고 한다. 사용이 뜸한 남편 서재로 쓰는 방은 아예 보일러를 잠궜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지난해 1, 2월보다 난방비만 3만원 정도 더 나오게 되자 임금삭감 시대를 맞아 빠듯한 생활비 고민에 힘이 더욱 더 빠져버렸다. 한씨는 "요즘 포근해졌다고 해도 아침, 저녁으로는 썰렁해서 보일러를 아예 안 돌릴 수는 없는 일"이라며 "그래도 이제 겨울이 다 갔으니 한 걱정 덜었다"고 위안했다.

지난해 11월 지역난방공사가 열요금을 9.9% 인상하기로 결정할 때 이미 서민들의 '썰렁한' 겨울나기는 예상됐던 상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주부들은 가스 보일러 사용을 줄이고 전기장판을 써가며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노력했지만 난방비가 더 많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보통 1년에 네차례(2, 5, 8, 11월) 열요금을 조정하지만 지난해 11월 인상조치 이후 동결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9.65%)에 이어 11월에도 열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난방비가 20% 가까이 폭등한 효과가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은 고스란히 가계 적자로 이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의 연료 물가지수는 2007년 2월 103.1(2005년 100)에서 2009년 2월 116.4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111.4에서 139.9로 가속도를 냈다.

서울 잠원동의 한 아파트에서 신혼 살림을 차린 문모(31) 씨는 '초보주부' 신고식을 톡톡히 치렀다. 문씨는 "뭣 모르고 보일러 펑펑 틀어가며 따뜻하게 살았더니 아파트 관리비가 30만원 가까이 나왔다"며 "나중에 알고보니 더 큰 평수에 살고 계신 시부모님 댁보다 5만원이나 더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에는 보일러 사용을 줄이고 두꺼운 옷도 입고, 이불은 두겹씩 덮고 잤더니 난방비 3만원을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중앙난방식' 주택 주민들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는다. 개별난방이 없어 난방시설을 조절할 수 없는 탓이다. 중앙난방식의 서울 당산동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은 "간혹 '왜 이렇게 난방비가 많이 나오는 거냐'는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주민을 설득하는 데 이미 이골이 났다"며 "그나마 겨울이 일찍 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소득은 줄면서 아파트 관리비 체납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용인시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올들어 체납 가정이 늘어 관리비 연체시 단전, 단수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고 말했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m.com▶사진설명=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 나붙은 관리비 체납 관련 안내문.- '대중종합경제지'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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