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이 안팔린다.. 어버이날 등 선물 실용적인 것 선호

2009. 5. 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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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회사원 임세빈(30)씨는 어버이날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 지난해까지 임씨는 어버이날 선물로 빨간색 카네이션이 예쁘게 포장된 꽃바구니를 선물했었다. 임씨는 어릴 때부터 '어버이날엔 카네이션'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임씨는 "올해 카네이션은 애초부터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꽃은 예쁘고 향기로운 반면 오래가지 않아 실용적인 선물이 더 낫다는 생각에서다. 그의 선택은 커플 잠옷이었다. 그는 "커플 잠옷을 받으신 부모님이 '연애할 때의 느낌이 난다'고 아이처럼 좋아하셔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 날이 몰려 있는 5월은 화훼 업계에 1년 중 가장 큰 '대목'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꽃 수요가 급감해 화훼 유통 업체와 꽃가게 상인들은 울상이다. 대신 '실용성'이라는 단어가 가정의 달 선물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꽃 판매량이 줄어든 만큼 실용적인 상품들은 매출이 크게 늘었다.

한국화훼농협에 따르면 어버이날 직전 경매에서 무려 1만주(500박스)의 카네이션이 유찰됐다. 수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화훼농협 관계자는 "이 같은 대규모 유찰은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꽃가게와 인터넷 꽃배달 업체 역시 수요 급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서울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정기동(56)씨는 "카네이션의 경우 한 단에 1만2000원 하던 것이 3000원까지 떨어졌다"며 "지난해 3만원 받던 꽃바구니를 올해 반값에 팔지만 판매량은 절반도 안 된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 온라인 꽃배달 업체 관계자는 "카네이션 판매율은 지난해 5월과 비교해 70% 이상 줄었다"며 "주문 자체가 상실된 것과 다름없다"고 푸념했다.

반면 실용적인 상품 판매는 급증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스승의 날을 앞둔 13일까지 등산·골프 등 아웃도어 의류(87.5%), 건강식품(55.2%), 화장품(31.7%)의 매출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선물로 각각 화장품과 비타민을 산 강정현(32)씨는 "받는 분도 실용적인 선물을 더 원해 올해 꽃은 드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화점측은 "소비를 줄이는 추세지만 가정의 달 선물 수요는 줄지 않았다"며 "고객들은 같은 값이면 실용적이고 활용 가치가 높은 선물이 더 낫다고 입을 모은다"고 설명했다.

조국현 기자 jo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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