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커피전문점은 호황인 이유?

2011. 8. 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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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 김현정의 뉴스쇼 > ]

- "나를 위한 작은 사치" 보상 심리- 커피전문점 전국에 9천 4백여개- 원두커피 한잔 원가는 123원

■ 방송 : FM 98.1 (07:00~09:00)■ 진행 : 김현정 앵커■ 대담 : 김근영 삼성경제연구소 김근영 수석연구원

우리나라 성인 한 명이 1년 동안 무려 300잔 넘는 커피를 마신다고 합니다. 이렇게 마시다 보니까 최근 커피 원두가격의 상승속도가 금보다도 빠르다고 하죠. 도대체 커피값은 왜 이렇게 비싼가, 또 비싸다고 느끼면서도 우리는 왜 커피를 끊지 못하는가, 이런 생각을 마시면서 하게 되는데요. 최근 커피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보고서가 나와서 화제입니다. 커피 한 잔에 담긴 사회경제상이라는 보고서인데요. 삼성경제연구소 김근영 수석연구원 만나보죠.

◇ 김현정 > 커피전문점이 정말 많아졌어요. 전체적으로 커피전문점이 몇 개나 있나요?

◆ 김근영 > 작년 말 기준으로 9400개 정도 되는데요. 이것을 2006년도 하고 비교를 하면, 한 6배 정도 증가를 했습니다. 그래서 상반기에도 계속 증가를 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1만개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겠죠.

◇ 김현정 > 커피전문점이 이렇게 까지 급성장을 한 이유가 도대체 뭘까요?

◆ 김근영 >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조금 특수한 상황인데요. 우선 첫 번째로 수요측면에서 보면 커피라는 것이 습관적으로 마시는 음료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대표적인 자기 위안적인 소비인데요. 좀 풀어서 말씀을 드리면 불황이 되면 사람들이 비싼 물건을 사지 못하니까 일종의 자기만족을 위한 작은 소비로 보상을 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 김현정 > 나를 위한 선물 5000원짜리 커피, 이런 게 되는 건가요?

◆ 김근영 > 그렇죠. 그래서 수요적인 측면이 있어서 크게 줄지가 않는 측면이 있고요. 또 공급 측면에서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커피전문점이 직영점보다 국내 브랜드의 경우에 특히 가맹점이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불황 이후 퇴직자들도 있고 창업 수요도 있었는데, 그때 굉장히 많은 가맹점들이 늘어났어요.

커피라는 것이 특별히 어려운 기술이 요구된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이미지도 고상하고 하다 보니까 창업자들이 굉장히 선호하는 업종입니다. 그래서 공급 측면에서도 그렇고 커피가 갖고 있는 수요 측면의 특성도 서로 맞물려서 시너지를 발휘하다 보니까 굉장히 많아졌죠.

◇ 김현정 > 그렇게 많은 데도 값은 떨어지지가 않아요. 보통 3000원에서 4000원, 심한 곳은 6000원 넘는 곳도 많은데. 왜 이렇게 비싼 거예요?

◆ 김근영 >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생각하기에는 커피 원가, 재료비, 임대료, 인건비에다가 일정 정도 마진 더하면 대충 얼마 정도 되겠다, 생각하는 가격이 있으시잖아요. 그런데 기업 쪽에서 보다 보면 가격이라는 것은 사실 일정한 마진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커피에 대해서 얼마만큼을 지불할 수 있을까를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충분히 지불할 수 있을 만한 가격이 얼마인가 고민을 하게 되는데, 그 부분에서 일반 소비자와 기업이 책정하는 가격 사이에 차이가 있게 되는 거죠.

◇ 김현정 > 이것보다 더 싸면 안 팔릴 수도 있다는 얘기? 내 선물로 부족하다고 여기면?

◆ 김근영 > 소비자가 지불하고자 하는 가치라는 것을 조금 쉽게 풀어서 말씀을 드리면, 처음에 커피전문점이 들어왔을 때는 소비 자체가 만족감과 우월감을 주는 음료였죠. 뭔가 트렌드를 앞서간다는 느낌도 있고 좀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된장녀라는 논란도 있었고요.

그런데 10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다 보니까 커피숍을 사무실이나 도서관처럼 이용을 한다거나 아니면 사랑방처럼 이용을 한다거나 또 커피뿐만 아니라 커피전문점이 갖고 있는 가정도 직장도 아닌 제3의 공간으로서 기능이 중요해지다 보니까 그런 것에 대한 가치도 소비자가 부여를 하는 거죠.

◇ 김현정 > 그러면 정말 다른 거 다 빼고 커피 한 잔 원가로만 얼마입니까?

◆ 김근영 > 원두가격만 해서는 작년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한 123원 정도 됩니다.

◇ 김현정 > 123원이요? 그러면 너무 붙이는 것 아닌가요? (웃음)

◆ 김근영 >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고요. 품종이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조금 어렵고요.

◇ 김현정 > 말씀하신 것처럼 커피전문점이 주는 분위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점심값 아끼려고 2500원짜리 김밥 먹고도 4000원짜리 커피전문점을 간다는 거죠. 가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심리가 더해진다는 말씀이세요?

◆ 김근영 > 그렇게 비싼 커피를 사먹지 않고 다른 대체제가 있으면 좋겠지만, 막상 둘러보면 그런 게 실제로 없다는 거죠.

◇ 김현정 > 사실 많은 업종들이 인기가 있다 하면 엄청난 수가 우후죽순처럼 생겼다가 금새 시들해지면서 점포 낸 분들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아요, 혹시 커피전문점은 그럴 염려 없을까요?

◆ 김근영 > 올해 상반기에 국민은행 KB경영연구소에서 비슷한 보고서를 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국내 가맹점의 일부는 점포당 매출액도 사실 줄어들고 있고 영업이익률도 사실 줄어드는 추세가 있기는 한데, 그런 추세를 단정적으로 뭔가 커피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성급하고요.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또 다른 수익원을 발굴하느냐가 앞으로 커피 시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 그러면 커피 값은 더 오를 것 같습니까? 어떻게 예상하세요?

◆ 김근영 > 우선 원칙적으로 말씀드리면 재료가 되는 커피 원두하고 음료 제조할 때 들어가는 우유 같은 부재료 값들이 굉장히 많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기업들이 반영을 안 할 수가 없겠죠.

◇ 김현정 > 김 수석연구원이 오랜 연구 끝에 내린 결론이랄까요. 커피 한 잔의 세상, 어떤 모습이던가요?

◆ 김근영 > 커피가 우리가 워낙 흔하게 주위에서 접하다 보니까 무심코 마시게 되는데요. 처음에 커피는 각성효과 때문에 잠 깨려고, 목이 말라서, 아니면 그냥 맛있어서 마시는 단순한 음료였다면, 지금은 커피라는 게 어떤 사회활동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매개체이기도 하고 문화상품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커피 한 잔이라는 것이 단순한 음료에서 체험이나 스토리 관계를 중시하게 되는 현대사회의 한 단면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소재가 아닌가라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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