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쩍 뛴 고등어값 "장보기 겁난다"

입력 2011. 1. 9. 20:00 수정 2011. 1. 1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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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해 견줘 73%↑…채소·과일값도 줄줄이 상승

설 대목 앞둔 상인들도 '뛰는 물가'에 매출 불안

"어휴, 장보기가 겁날 지경이에요."

지난 7일 오후 서울 금호동 금남시장에서 만난 주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시장 상인들도 설 연휴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물가 오름세가 얼마나 계속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통계청의 지난 12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서 신선식품 물가가 전년 대비 21.3%까지 치솟는 등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재래시장도 '장바구니 물가' 비상이 걸렸다.

금남시장과 근처 노점상을 돌아다니면서 한 끼 밥상 재료를 둘러봤다. 생선 노점상에서 파는 고등어는 1마리에 4000원. 근처 채소가게에 들러보니 무 1개에 2000원, 감자는 3개에 3000원이었다. 찌개거리용 두부는 한 모에 1500원, 국거리용 쇠고기는 600g에 1만3800원, 달걀은 한 판에 5000원이었다. 저녁 식사로 찌개나 국에 생선요리 하나만 올려도 1만원이 훌쩍 넘는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보면, 이 가운데에서도 특히 고등어·무 등의 값이 많이 뛰었다.

이곳 시장 상인들은 채소뿐만 아니라 생선·고기 값도 덩달아 뛰면서 물건 판매량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 초 이상기온의 여파로 일 년 내내 오르락내리락한 배추·무·마늘 등 채소류와 과일 값 탓에 영업이 신통치 않았는데, 최근에는 구제역으로 육류 물량까지 줄어들면서 시장 분위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을 보는 주부 처지에서는 가공식품값까지 오르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호동에 사는 주부 김미진(42)씨는 "그나마 필요한 물건만 양을 줄여서 사려 하지만 알뜰하게 장보기가 만만치 않다"며 "아이들 간식거리부터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찾아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안 청과물 시장은 새벽에 들어온 과일 물량을 정리하기 위한 지게차들이 점포들 사이로 오고 가는 등 분주한 분위기였다. 이곳 상인들은 "설 대목에 대비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데, 대부분 청과물이 지난해보다는 비싸게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락시장 등 서울 도매시장의 경매 정보를 관리하는 서울시 농수산물공사가 내놓은 1월 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사과·배 등의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평년보다 값이 비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이상기온과 태풍의 영향으로 사과의 경우 전년에 견줘 5%, 배는 14% 정도 생산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해 두 차례 제수용품 특수를 맞는 밤·대추·곶감 등 제수용품 관련 청과 도매상들도 걱정이 많다. 지난해 한가위 때는 일조량 부족으로 밤 등의 수확이 제대로 안 되면서 매출이 신통치 못했는데, 이번 설 대목에는 매서운 겨울 날씨 탓에 물량이 넉넉지 않고 가격은 비쌀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가락시장에서 대추·곶감 등을 취급하는 '햇살바른청과'를 운영하는 김자중(53)씨는 "밤·곶감 값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불안정한 상태"라며 "지난가을·겨울 추운 날씨에 곶감이 많이 얼어 값이 오를 것으로 보이고, 대추는 지난해 흉작인 탓에 전체적으로 지난해 설보다 제수용품 값이 많이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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