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모방하던 기업이 글로벌 선도자로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이달 초 우버의 중국 법인 '우버차이나'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자, IT 업계에선 중국 기업들이 정부의 비호 속에서 홈어드밴티지를 누린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중국 정부의 까다로운 규제로 우버가 중국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IT 기업들의 가파른 성장이 정부의 까다로운 인터넷 검열과 자국 기업에 유리한 규제 덕분이라고 말한다. 중국 최대 인맥 관리 사이트인 런런(人人)과 중국 최대 검색업체인 바이두(百度)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경쟁자인 구글과 페이스북의 시장 진입을 원천 봉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알리바바·텐센트 등 일부 IT 기업이 선진국에선 찾아볼 수 없는 혁신적 모바일 서비스를 내놓자, 중국 기업이 더이상 추격자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기 시작했다. 가령 한국의 카카오가 지난해 3월 시작한 모바일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 택시'는 디디추싱의 차량 공유 서비스를 벤치마킹했다.
위챗에 대한 평가도 지난해까지는 모조품이라는 지적이 많았으나 최근엔 찬사로 바뀌었다. 전 세계 어느 IT 플랫폼도 위챗만큼 광대한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경제권을 만들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영감을 준다"(데이비드 마커스 페이스북 메신저 개발자)는 경쟁사의 솔직한 반응에서부터 "플랫폼을 넘어선 운영체제(OS)다"(앤드레센 호로위츠 벤처투자자)는 칭찬까지 나온다.
축포를 터뜨리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던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는 최근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지며 고전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주문량은 1년 전보다 40% 가까이 줄었다. 화웨이도 최근 삼성전자와 특허 소송에 휘말렸다. 중국 기업 특유의 '베끼기 전략'이 한계에 부닥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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