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돌입 개성공단기업 "이대로는 기업 정상화 안 된다"
(서울=뉴스1) 나석윤 기자 = "집회도, 시위도 해본 적 없는 기업인들이 여기 왜 모였나. 정부 지원안대로라면 개성공단기업은 정상화될 수 없다."(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개성공단기업 및 협력업체 임직원 300여명이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 모였다.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개성기업인 방북 허용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흰 모자를 썼다. 손에는 '개성 방북 허용!', '실질 피해 보상!'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었다.
정 위원장은 "정부의 갑작스런 결정으로 기업에 피해가 생겼다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하는 것은 상식"이라며 "손실도 손실이지만 억울한 마음이 크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정부의 지원안은 공단 내 기계설비를 되찾는다 해도 나중에 상환을 해야 하는 무이자 담보 대출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서 비대위가 주장한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공단 가동 중단 이후 두고 온 유·무형 자산 점검을 위한 방북 허용과 실질적 피해 보상안 마련, 입주기업 지원 특별법 제정 등이다.
성현상 만선 대표는 "공단 가동이 중단됐지만 지금도 직원 20여명이 매일 출근을 하는데 일거리가 없어 서로 눈치만 살피는 상황"이라며 "30년 가까이 잘 이끌어 온 회사가 내가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폐업 단계로 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성 대표는 또 "그 동안 거래를 한 고객사들도, 원자재를 공급한 업체들도 모두 우리를 외면하고 있다"며 고개를 떨궜다.
비대위는 또 개성공단기업들의 피해 현황과 정부의 지원 실상을 국민들에 소상히 전하는데도 주력했다. 개성공단기업들이 정부로부터 100% 가까운 보상을 받았다 등의 잘못 알려진 정보를 바로잡고 정확한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정 위원장은 "일부 국민들께서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보상을 다 받아 돈 방석에 앉아 있는 걸로 오해를 하고 계신다"며 "정부의 지원안은 기업이 실질적으로 입은 피해에 비하면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윤석분 정한실업 대표도 "회사를 세울 때 이것저것 다해 25억~3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자했는데 정부의 지원안대로라면 그 돈의 15% 정도밖에 지원을 받지 못한다"며 "우리 회사는 그나마 규모가 작은데 큰 회사들은 피해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인들은 자체 피해 추산액의 10%에 불과한 정부의 지원안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현창 제시콤 상무는 "공단 중단에 따른 피해 규모를 35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데 정부 지원안으로는 9%인 32억원을 받게 된다"며 "고정자산 213억원에 대한 피해로는 고작 10억원밖에 지원을 못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시콤이 광통신부품을 제조하는 업체여서 기계설비가 고가다 보니 피해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 이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정부의 정치행위로 생긴 피해에 대한 보상이 이 정도라면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라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시간 정도 진행된 집회가 끝난 뒤 비대위는 지난 8일에 이어 다시 공단 내 시설 점검을 위해 방북을 신청했다. 다만 앞선 신청을 통일부가 '신변 보호' 등을 이유로 불허한 바 있어 이번 재신청이 받아들여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한편 지난달 31일 비대위는 통일부가 발표한 '개성공단 전면 중단 관련 종합지원대책'이 입주기업 피해에 대한 실질적 보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 수용을 거부했다. 이후 지난 22일에는 총회를 열어 집회 등 대정부 투쟁과 대국민 입법청원운동 등을 전개하기로 결의했다.
비대위는 이날 향후 2주에 한 번씩 대정부 집회를 열고 관련 공청회나 세미나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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