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으로 감자 수입량 사상 최대.."감자 확보하라"

2015. 12. 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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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버터칩' 이후 달콤한 감자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올해 감자 수입량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에 제과업계는 감자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6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생감자칩 생산에 쓰이는 신선·냉장 감자 수입량은 2만9,548t에 이른다. 이전까지 감자 수입이 가장 많은 해였던 2011년의 수입량(2만8,581t)을 이미 넘어섰다.

작년 같은 기간 수입량(1만6,929t)보다는 74.5% 늘었다. 신선·냉장 감자 수입량이 99t에 그쳤던 1995년과 비교하면 20년 만에 감자 수입 규모가 약 300배로 늘어난 셈이다.

▲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시민이 최근 '감자칩 원료'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가격이 급등한 감자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허니버터칩 덕…감자칩 생산 수요↑

올해 감자 수입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이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친 이후 감자칩 생산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허니버터칩이 유례없는 인기를 끌자 허니버터칩처럼 꿀 등 달콤한 맛을 내세운 감자칩 출시가 잇따랐고 전체적인 감자칩 시장 규모도 커졌다.

▲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하지만 올해 재배면적 감소와 가뭄 등에 따른 작황 부진 여파로 작년보다 국내 감자 생산량은 줄고 가격은 올랐다.

지난달 수미감자 상품 20㎏의 가락시장 평균 도매가격은 2만4,338원으로 작년 11월(1만8,551원)보다 31.2% 상승했다.

무엇보다 감자칩 생산에 쓰이는 국산 감자는 휴면 기간이 길어 폭증하는 감자칩 수요를 맞추려면 감자 수입 물량이 대폭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국산 감자 중 칩 가공용으로 많이 쓰는 품종인 '대서'와 '두백' 등은 2기작 재배가 어려워 가을에 생산할 수 없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은 12월부터 5월까지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들여온 수입 감자를 감자칩 원료로 사용한다.

허니버터칩도 출시 초기인 작년 8월부터 국산 감자를 쓰다가 국산 감자 수급이 어려워진 겨울부터 수입 감자로 원료를 바꿨다. 그러다가 국산 감자가 나오는 올해 6월께부터 다시 국산을 쓰고 11월부터 수입으로 돌렸다는 게 해태제과의 설명이다.

▲ 감자 수급에 비상 걸린 제과업계

허니버터칩이 촉발한 감자스낵 열풍으로 제과업계는 감자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오리온은 포카칩의 용량을 늘리고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증설에 나섰다. 감자칩 브랜드 중 유일하게 국산 감자만 고집하는 농심 역시 감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오리온은 국내 스낵시장 1위 제품인 포카칩에 쓰이는 생감자의 수입 물량을 늘렸다.

▲ 오리온 '포카칩'

지난해 11월부터 21개 제품의 포장재를 축소하고 8개 제품의 양을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 일환으로 용량을 10% 늘리자 판매량도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오리온은 기존 60g에서 66g으로, 124g 규격은 137g으로 각각 양을 늘렸다. 포카칩 매출은 10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한 138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증량 이후 생산공정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오리온 청주공장에서는 포카칩 원료로 감자 품종 중 강원도산 두백을 사용하는데 수확이 불가능한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는 수입산 두백으로 대체하고 있다.

허니버터칩 열풍으로 감자칩 시장 2위로 올라선 해태제과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산 감자를 수입산으로 돌렸다.

폭발적인 수요에 국내산으로는 물량을 맞추기가 도저히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허니버터칩의 후속 제품 '허니통통'까지 출시되면서 제품군이 늘어난 것도 이유다.

게다가 내년 4월 강원도 원주에 허니버터칩 신공장을 준공하면 생산량이 현재 월 75억원 수준에서 최대 150억원으로 늘어나 감자 물량 역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농심의 경우 수입 감자를 전혀 쓰지 않고 100% 국산 수미감자로만 수미칩을 만든다.

기존에는 사전 계약한 감자농가를 통해 충분한 양의 감자를 공급받았지만 지난해 12월 신제품으로 내놓은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감자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농심은 올초 전국 20여곳 감자농가와 6,000톤 규모의 수미감자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추가로 산지농가와 계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과업계가 이렇게 감자 수급에 앞다퉈 뛰어드는 것은 감자는 수확기간이 짧고 보관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들어 수미 감자의 평균 도매가격은 작년 동기보다 20%가량 올랐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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