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편의점, 일본계 '14개비 담배' 판매 거부(종합)

2015. 10. 2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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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마케팅에 "상도의 벗어나고, 청소년 흡연 부추겨"

저가 마케팅에 "상도의 벗어나고, 청소년 흡연 부추겨"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일본계 담배회사 JTI코리아의 '저가 마케팅'이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메비우스(과거 마일드세븐)'를 파는 이 회사는 26일부터 편의점을 대상으로 '카멜 블루 14개비 팩 한정판'을 갑당 2천500원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통상 한 갑에 4천500원에 팔리는 담배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싼 '저가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질까봐 경쟁 업체들이 불편해하고 있다. 정부 당국도 저가·소량 판매로 담배 소비가 다시 늘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담배 판매처인 주요 편의점들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카멜 블루 14개비 팩 한정판 판매를 꺼리고 있다.

편의점 CU 측은 "14개비 담배에 대한 여러가지 좋지 않은 평가가 나와 자칫 편의점 이미지마저 실추될 가능성이 있어 판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편의점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따라서 JTI코리아는 여타 소규모 편의점 등에서나 판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소포장 담배에 대한 판매 금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행 담배사업법 등은 갑당 '20개비 담배'의 재포장만을 금지할 뿐 14개비 소포장 판매에는 제동을 걸 수 없을뿐더러 담배가격 역시 신고제여서 마땅한 규제 수단은 없기 때문이다.

JTI코리아는 이와 관련, "한국인 흡연자의 평균적인 하루 담배 소비량을 분석해보니 14개비 정도여서 이번에 한정판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종 업계의 시각은 싸늘하다. 올해부터 담배가격이 올라 JTI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자 갑당 개비 수를 낮추고 가격까지 낮춘 저가 마케팅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담배회사 관계자는 "이런 마케팅은 불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도의를 벗어난 일종의 꼼수"라고 비난했다. 그는 "담배를 제값보다 싸게 파는 것이어서 언제까지 저가로 팔 수는 없을 것이고 언젠가는 다시 올릴 것"이라며 "업계에 부당 경쟁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담배시장의 점유율은 토종인 KT&G가 58∼60%를 차지하고, 필립모리스가 20%, 영국계 BAT가 12∼13% 순이다. JTI코리아는 6∼7% 정도이고 담배가격 인상 이후 점유율이 다소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담배회사의 관계자는 "담배회사들은 모회사가 외국계라고 하더라도 정부 당국의 시책에 맞춰 가는 게 일반적"이라며 "JTI코리아의 이런 '튀는' 마케팅은 정부 당국의 제재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JTI코리아의 카멜 블루 14개비 팩 한정판 판매를 계기로 '20개비 미만 포장 담배' 판매금지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현행법으로는 규제할 방법이 없어서,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20개비 미만 포장 담배의 판매를 금지하거나 광고·판촉·후원을 막는 방향으로 국민건강증진법 등을 개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소량 저가 판매가 청소년 흡연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 겸 국립암센터 금연지원센터장인 서홍관 교수는 "갑당 14개비 담배라는 저가마케팅은 담배를 살 수 있는 장벽을 낮추는 것으로, 금전적인 여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의 흡연을 늘리는 행위"라며 "그런 마케팅에 넘어가선 안 될뿐더러 적절한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은 미성년자의 담배 가능성을 낮추려고 소량포장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캐나다, 유럽연합(EU) 등에서도 소량판매를 금지했거나 조만간 금지할 예정이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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